송전원 "모두 사실과 달라" 전면 부인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정성원 인턴기자 = 시설장애인을 폭행하고 금전착위와 보조금 횡령 등을 해오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사회복지법인 '인강재단'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최근까지도 인권침해가 자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3월 인강재단 산하 인강원에서 지적장애 1~2급 판정을 받은 시설장애인을 지속적으로 폭행한 생활재활교사와 부원장, 이사장 등을 상해와 폭행,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인강재단 장애인 인권유린 및 시설비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인강재단 공대위)는 10일 서울시청 신청사 앞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강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인시설 '송전원'의 실태를 고발했다.

이날 인강재단 공대위에 따르면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송전원에는 장애인 5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바깥 세상과 격리된 이 시설에서 외출을 금지당한 채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는 "남성 장애인 한 명이 다른 남성 한 명을 오랫동안 성추행해왔음에도 시설 측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 않았다"고 실태를 폭로했다.

이어 "직원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좀 떨어져서 자라'라고 말로 조치하고 끝내는 등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이것이 복지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활동가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10여 명은 밭일과 설거지 등의 일을 하는데 임금을 안 받고 있다"며 "이들은 직업재활명목으로 가짜 돈을 받고 있는데 시설 내 매점에서도 사용할 수 없는 실태"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가 돈을 보조받아서 보조원을 쓰면서 그 일을 장애인들에게 대신 시켰던 것"이라며 "바깥 바람이라도 쐴 수 있어 밭일 나가는 게 좋다는 그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인강재단 공대위에 따르면, 이 재단이 정부보조금 명목으로 1년에 받는 지원금은 75억원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저귀를 차야 하는 장애인들은 기저귀를 하루에 한 번만 교체해 악취가 풍겼으며 착용 부위가 가려워 긁는 장애인들은 손을 넣는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손등을 맞기도 했다.

장애인시설 내 인권침해가 근절되지 않는 데 대해 관계자들은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도봉구청과 서울시의 안이함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조사 내용을 인권위에 진정했을 때 도봉구청 관계자가 '왜 국가인권위에 진정해서 자기를 괴롭게 하느냐'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며 "이런 행정 편의주의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문제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철폐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인강재단은 전혀 긴장하지도 세상을 무서워하지도 않으며 경찰과 서울시청도 무서워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그들에게 우리의 세금이 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박경석 장애인차별연대 대표는 "서울시가 강경하게 대응하고 법적조치를 하겠다며 인강원 이사 해임을 요구했으나 인강재단은 그 문제를 법원으로 가져갔다"며 "그런데 서울시는 법적조치를 다 했다는 반응"이라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에 '시설폐쇄명령을 내리고 이들이 자립할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예산문제'와 '장애인 의지 문제'라며 "박원순 시장이 나서서 이 시설을 폐쇄하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송전원은 성명을 내고 강하게 부인했다.

우선 성추행 가해자와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보도에 대해 "양측의 말이 달라 진위 여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거주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교사들에게도 집중적으로 관찰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무임금 노동을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가짜 돈이 지급됐다는 보도 내용을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밭일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 한 프로그램이며 억지로 시킨 적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아울러 "모형화폐는 먹거리장터 음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며 "월말 해당 금액은 원하는 물품 등으로 구입 및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송전원 측은 "위생용품을 제한한 적이 없으며 거주인이 혼자 외출하겠다고 했을 때 이를 거부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jiki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