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은혜 기자/ 사진 안훈 기자]청와대 앞 경복궁의 현판이자, 대한민국 통치권의 상징인 서울 광화문 현판이 또 갈라졌다. 균혈지점은 ‘화(化)’자 오른쪽 바로 옆으로, 세로 1m 길이로 거의 직선에 가깝게 균열됐다. 왼쪽으로 조금만 치우쳤더라면 글자까지 쪼개질 뻔 했다.
2010년 광복절에 맞춰 복원된 이 광화문 현판은 복원된지 석 달도 안돼 균열이 발견돼 2011년 4월 수리한 바 있다. 당시엔 ‘광(光)’자 왼쪽이 세로로 균열되고 ‘화(化)’자 가운데 아랫부분이 갈라졌다.
당시 임시방편으로 균열지점을 땜질했지만, 이번에는 땜질한 곳이 아닌 쪽에서 갈라짐이 발생해 당초 현판 공사가 목재가공과 뒤틀림 등과 관련한 충분한 과학적 고려 없이, 원칙을 무시한 채 졸속으로 진행됐음을 재확인 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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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실 복원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 광화문 현판에 새로운 균열이 발견됐다.26일 오전 광화문 현판 '화(化)'자 오른쪽에 생긴 균열이 눈에 띈다. 이 현판은 지난 2010년 광복절에 광화문 복원과 함께 내걸렸으며, 3개월만에 균열이 생겨 수리를 한 적이 있다./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
문화재청은 당시 광화문 현판의 균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목재전문가, 문화재 전문가 등으로 ‘현판 위원회’를 구성, 그해 11월15일~12월24일 자체 감사를 실시했고, 광화문의 상징성을 고려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현판을 재(再) 제작키로 결정했다.
재 제작에 사용될 목재는 국내산 원목으로 벌목후 5년 이상 자연 건조된 수령 100년 이상ㆍ직경 80㎝이상의 것을 확보해 판재로 제재한 후 충분한 건조과정을 거쳐 적정 함수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제작할 예정이다.
이번 재(再)균열 사태는 현판을 새로이 만들기 위해 사용할 목재를 건조하던 와중에 발생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새로운 현판 제작에는 나무 건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재제작 설치 전까지는 기존 현판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조속히 부분 보수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 1차 균열이 발생하자 정치권과 문화재보호 전문가들 사이에는 “서울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하느라 졸속 공사가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상진(전 문화재위원) 경북대 명예교수는 당시 “광화문 현판 복원 과정에서 과학적인 검토가 미흡했고 나무 건조마저 제대로 안돼 금이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숭례문, 광화문 등 ‘바람 잘 날 없는’ 문화재 파동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또 갈라진 현판은 이제 아무 감흥이 없다” “우리의 자존심에 상처난 기분이다” “언제 깨끗한 광화문 현판을 만날 수 있나”라며 분노와 아쉬움을 표했다.
/gra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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