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의 유력한 원인으로 항로 변경 지점에서의 급격한 변침(變針)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화물이 적재 한도를 초과해 실렸거나 제대로 묶여있지 않았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공개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 따르면 세월호 화물 적재 한도는 승용차 88대, 대형트럭 60대, 일반 컨테이너(길이 20피트)의 절반 크기인 10피트짜리 컨테이너 247개이다.

그러나 세월호에는 사고 당시 차량이 한도보다 30대 넘게 실려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당시 1, 2층 화물실과 선수 갑판에는 승용차 124대, 1톤(적재 중량 기준) 화물차 22대, 2.5톤 이상 화물차 34대 등 차량 180대와 잡화 1,157톤 등 총 3,608톤이 실렸다. 승선 인원 475명을 제외한 무게다.

2.5톤 이상 화물차 가운데는 화물이 실린 4.5톤 이상 화물차와 20톤이 넘는 철제 탱크를 제외하고 무게가 50톤이 넘는 대형 트레일러가 포함됐다. 승객들은 화물실에 철근과 H빔 등 자재들도 다수 실려있었다고 증언했다.

세월호의 적재 한도는 3,963톤으로 청해진해운이 밝힌 사고 당시 적재량보다 300톤 가량 적었지만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선사 측의 적재량 발표는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해진해운 측은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사가 세월호 출항 당시 만재흘수선이라고 배에 표시된 선이 물에 잠기는지를 확인해 과적 여부를 점검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객선들이 연료 효율을 높이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선박 평형을 잡는 '밸러스트워터(ballaster water)'양을 줄여 배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월호 과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세월호의 화물이 제대로 묶여있지 않았다는 승객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구조자인 한 화물차 기사는 "배 앞 3층 갑판에 10피트짜리 컨테이너 수십개가 2, 3층으로 쌓여 있었는데 배가 기울어지자 이 컨테이너들부터 바다로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찰과 해경 합동수사본부는 급격한 변침을 포함해 화물과적과 부실 고정 등 선박 유지 관리상의 문제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청해진해운 관계자는 "차량과 컨테이너는 화물실 내 고리와 밧줄 등으로 문제 없이 고정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