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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가련하다, 닛폰!

등록 : 2014.03.02 20:21 수정 : 2014.03.02 20:21
한승동 문화부 기자

한승동의 독서무한

현대일본의 역사인식
나카쓰카 아키라 지음
고분켄(高文硏) 펴냄(2007)
‘독도 문제’도 그렇지만, ‘일본해’를 고집하는 일본 우파들은 이웃과 오순도순 함께 살 생각이 애초에 없는 특이한 부류의 인간군상이란 생각이 든다.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 바다의 국제공인 명칭을 한쪽 나라 국명으로 해야 한다고 고집하면, ‘오냐, 그러자’고 할 상대국이 있을까. 상호 합의해서 얼마든지 다른 좋은 이름을 붙일 수 있을 텐데 한사코 ‘일본해’를 고집하며 이웃과의 분쟁을 불사하는 저들의 정신구조가 몹시 궁금하다. 물론 그래서 노리는 바가 있겠지만, 어리석어 보인다. 가련하다, 닛폰!
한국 정부가 ‘한국해’도 아니고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하자고 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 둘을 병기해봤자 세상은 어차피 ‘일본해’만 기억할 것이다.
일본 우파들의 저런 자세는 한반도를 독자적 역사주체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그들의 뿌리 깊은 오만, 상대에 대한 무지와 편견, 특히 근대 이후에 날조된 역사를 반복적으로 주입한 의도된 정책의 결과다. 상대의 고통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일종의 사이코패스. 일본의 독도나 성노예(위안부), 일본해 관련 도발은 거의 상대국에 대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다. 아니, 선전포고로 간주해서 정면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혹자는 이를 고루하고 얄팍한 내셔널리즘적 과민반응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위험한 것은 일본 우파의 저런 과잉 내셔널리즘이요, 거기에 대한 무대응일 수 있다. 근대 이래, 아니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본 통일 이래 일본의 과잉 내셔널리즘은 동아시아 최대의 불안정 요인이자 때로 수백만, 수천만의 무고한 희생자를 낸 비극의 원천이었다. 이에 대한 비판을 고루한 내셔널리즘의 소산이라 얘기하는 거야말로 일본 우파 복제품인 우파 주류담론에 포섭당한 고루하고 위험한 소아병이다.
나카쓰카 아키라 일본 나라여대 명예교수(역사)의 <현대일본의 역사인식> <일본과 한국·조선의 역사>를 보면 일본 식자들의 이웃 한반도에 대한 파괴적인 무지와 오해, 편견, 오만은 좌·우파를 가리지 않는다. 나카쓰카 교수는 일본이 잘못된 길로 어긋나기 시작한 것을 1904~1905년 러일전쟁 이후, 본격적으로는 1931년 만주침략 이후라고 주장하는 일본인들의 ‘상식’이 얼마나 위험한지 날카롭게 지적한다. 메이지 유신 이후 러일전쟁까지 일본은 천황 이하 모두가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성공적으로 처신했지만 러일전쟁 이후 군부가 무모하게 대륙침략으로 치달으면서 망조가 들었다는 신화, 즉 ‘쇼와시대 일탈’ 주장을 토대로 한 ‘상식’. 그것의 핵심 문제는 거기엔 주체로서의 조선(한반도)이 없다는 것이다. 동학농민과 의병들의 저항, 3·1항거와 항일무장투쟁, 무수한 조선사람 희생, 조선사회 파괴 등은 완전히 무시된다. 일본의 실패는 ‘15년 전쟁’, 즉 1931년 만주침략부터 시작된다.
일본은 러일전쟁 이후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한론으로 대표되는 조선의 희생을 토대로 제국주의로 내달린 메이지 유신부터 이미 잘못된 것이었다고 나카쓰카 교수는 지적한다.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난 지 120년. 1894년 일제가 그걸 빌미로 조선 왕궁을 점령하고 청일전쟁을 꾸밈으로써 근대 일본은 잘못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일본 국민작가라던 시바 료타로도 그랬지만, 아베 정권은 바로 그 시절을 ‘언덕 위의 구름’, 즉 일본의 이상으로 그리며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정말 위험하다.
문화부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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