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청원 사이트에 철거 요구…"토니 마라노 추정"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 최근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조롱해 물의를 일으켰던 미국의 친일 블로거로 추정되는 인물이 백악관에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전날 한 네티즌이 캘리포니아주(州)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을 백악관 청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올렸다.
이 청원에는 하루만에 무려 3천600명 이상이 지지 서명을 했다. 백악관 규정상 청원을 올린 지 30일 내에 10만명 이상이 지지 서명을 하면 관련 당국이 이에 대해 공식 답변을 하도록 돼 있다.
이 네티즌은 청원문에서 "이는 평화의 동상을 가장한 위안부 동상"이라면서 "동상에 적힌 글을 보면 본질적으로 일본과 일본 국민을 위한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을 올린 네티즌은 텍사스주 댈러스 동부에 있는 메스키트에 살고 있으며, 이름의 영문 이니셜이 'T.M.'으로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재미 한인들은 이달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렌데일 시립공원의 '평화의 소녀상'을 조롱하는 사진을 올려 재미 한인들의 공분을 샀던 텍사스주 출신의 토니 마라노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60대로 알려진 마라노는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통해 극우 성향을 드러내는 글과 사진, 동영상을 주로 올리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찾아 참배하는 등 일본 극우 민족주의에 대한 찬양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백악관 인터넷 청원 사이트에는 지난해 5월에도 재미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뉴저지주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추모비)'의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려 3만5천여명의 지지 서명을 받아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워싱턴DC에 거주하고 있는 `요코(Yoko)'라는 네티즌이 미국 연방 의회가 지난 2007년 7월 채택한 `위안부 결의안'의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렸으며, 역시 3만5천명 이상이 이에 지지했었다.
이밖에도 독도 영유권에 대한 한·일 양국의 분쟁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해결하자는 청원도 올랐으며, 이에 맞서 재미 한인들이 이에 반대하는 청원을 올리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는 한 재미동포는 "최근 재미 한인들이 공립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과정에도 일본 측의 조직적인 물밑 방해공작이 있었다"면서 "한인들도 이에 맞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13 04:4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