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과 관헌에 의한 일본군 위안부 강제 연행 사실이 밝혀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군과 관헌에 의한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논리를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문은 1942년 일본이 점령했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일했던 여성들을 만나 취재한 결과 피해자들의 증언이 모순이 없고 명확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전했다. 한 여성은 "10대 중반 때 집에서 요리를 하던 중 일본군 병사로 보이는 총을 든 남자 2명이 나를 강제로 끌어내 트럭에 태운 뒤 일본군 텐트로 끌고 갔다"며 "당시 트럭에는 비슷한 나이의 여성이 여럿 타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여성은 "3개월간 위안부 생활을 한 뒤 풀려났지만 '더럽혀진 사람은 필요 없다'며 가족이 집에서 쫓아냈다"면서 "이후 아무에게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자택에서 일본군에게 연행된 뒤 감금생활을 하면서 낮에는 방적 공장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밤에는 일본군 병사를 맞는 생활을 지속했다.

밭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아버지 눈 앞에서 일본군에 강제 연행됐다는 여성은 "1년 이상 성 노예를 하면서 두 차례 유산했다"며 "나중에 일본군의 총구에 얻어맞아 오른쪽 눈을 실명했다"고 증언했다. 한 여성은 "집 근처 숲에서 연행돼 일본군 병사 3명의 성 노예 생활을 했다"며 "지금도 일본인을 보면 무섭고 증오가 치솟는다"고 말했다.

아사히 신문은 술라웨시섬 21개소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40개 가량의 위안소가 있었고 300명 이상이 위안부로 일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앞서 한국에서 1990년대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자 일본 정부가 인도네시아를 비롯, 동남아시아의 자국 대사관에 현지 위안부 피해자의 청취 조사를 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