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팰팍한인회 강숙희 부회장 무료 미용봉사 후 팁 모아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정말 특별한 성금입니다.”

카발로씨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지난 23일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공립도서관에서 작은 전달식이 열렸다.

팰리세이즈팍 한인회의 강숙희 부회장이 위안부 초상화가 스티브 카발로에게 전달한 흰 봉투엔 꼬깃꼬깃한 1달러짜리 120장이 있었다. 팰팍에서 숙희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강 부회장이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미용봉사 때 1~2달러씩 놓고 간 팁을 모은 것이었다.

카발로는 한인사회에서 ‘위안부 초상화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초상화와 상징 이미지들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큐레이터로 있는 팰팍 공립도서관 앞에 미주 최초로 건립된 위안부기림비의 동판을 디자인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환경운동가인 백영현 1492그린클럽 회장이 무료로 조성한 나무들에 물을 주고 자진해서 돌보는 것도 카발로의 몫이다.

카발로 화백은 최근 위안부 초상화를 작은 책자로 만들어 주류사회에 홍보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그가 위안부 그림책자 2차분을 제작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팰팍한인회 장기봉 회장의 소개로 성금을 책자 제작비에 보태기로 한 것이다.


강숙희 부회장은 일년에 4번씩 한인사회 노인들을 위해 미용봉사를 7년째 하고 있다. 봉사할 때마다 감사의 표시로 남기는 팁을 모아서 선교기금을 전달하는 등 뜻있는 곳에 늘 기부하고 있다.

이날 전달한 성금은 120명이 넘는 어르신들을 위한 사랑의 봉사와 그분들이 전하는 감사의 마음이 모인 소중한 결정체인 셈이다.

강숙희 부회장은 “카발로 화가가 위안부 문제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고 특히 위안부기림비 주변을 깨끗이 돌보는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한 카발로 화백은 그간 만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름과 얼굴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부인이 한국인이지만 그 때문에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 역사 규명은 정의와 진실의 길이다. 일본 극우단체의 항의와 협박을 계속 받고 있지만 내가 직접 보고 믿는 것을 하는 일이기에 당당하다”고 말했다.

장기봉 회장은 “그림을 통해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카발로 화백의 순수한 열정에 늘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 한인회가 힘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rob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