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휴지통이 꼭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없어도 될까요?”

2014년 아시안게임을 앞둔 인천시가 시범사업 중인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대한 시민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국제도시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스탠더드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5일부터 시 본청과 시의회, 그리고 일부 기초단체에서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3개월간 시범운영한 뒤 시민 여론을 수렴해 인천시내 390여 개 공공화장실 내 1천200여 개 휴지통을 치울 계획이다. 다만, 여성 화장실의 경우 생리용품을 처리하는 뚜껑 있는 휴지통을 둘 방침이다. 또 세면대에 일반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휴지통을 따로 비치한다.

시가 이 같은 사업을 시작한 건 한 외국인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발단이 됐다. 한 캐나다인이 화장실 안 뚜껑 없는 휴지통에 오물이 묻은 휴지가 그대로 노출된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시는 내년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GCF 사무국 유치 등으로 인천을 찾는 외국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운영 사례를 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하는 시민은 오물이 묻은 휴지로 인해 휴지통에서 냄새가 나고 벌레가 꼬이는 등 비위생적이었는데 휴지통이 없어지면서 위생적이고 미관상 좋다는 반응이다. 또 일부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비용이 줄어들어 경제적으로도 긍정적이란 입장이다.

반면 한국식 화장실 문화에 익숙한 대다수 시민들은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데다 환경적인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부 청사에서는 하루에 변기가 1~2번 막히던 것이 시범사업을 하면서 5~6건으로 늘어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시범사업 중인 한 청사의 관리자는 “휴지가 아닌 종이컵 등 일반쓰레기를 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쓰레기통이 없어 오히려 더 지저분해졌다. 또 물티슈는 물에 잘 녹지도 않아 변기가 더 자주 막히게 돼 하루에도 몇 번씩 변기를 뚫어야 하는 수고가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T자 배수구는 잘 막히기 때문에 사전 회의를 거쳐 일단 Y자형 배수구인 곳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며 “시범운영기간 동안 꾸준히 모니터링해 확대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