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지난 21일 오후 도쿄 시내에 있는 황궁을 찾아 아키히토(明仁) 일왕 내외를 면담한 사진이 인터넷상에 퍼지며 네티즌들로부터 '굴욕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일왕을 만나 악수를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우리나라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그것도 일왕한테 머리를 숙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주요 포털사이트 관련 기사 댓글란과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 등을 통해 네티즌들은 과거 역대 대통령들이 일왕을 만나 악수를 했던 모습과 비교하며 이 대통령을 비난하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기업 대 기업으로 협상을 벌일 때에는 상대 회사 사람이 나이가 아무리 많건 간에, 회사의 협상대표로서 당당한 자세와 품위를 유지해야 하거늘 하물며 국가 대 국가의 만남에서 이런 태도를 보인 것은 경솔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일왕을 만나 인사하는데 고개를 숙였다는 것은 국가적 치욕"이라며 "국민의 자존심까지 무너뜨렸다"라고 격분했다.

  이 밖에도 '일왕에게 고개를 숙인 잘못은 둘째 치더라도 악수할 때 목례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단순한 각도의 차이일 뿐 많은 의미가 담겨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을 보면서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등의 네티즌 반응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아키히토 일왕에게 '천황'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한국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의 원성을 샀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이 끝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천황이 한국 방문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호칭 논란에 대해 "상대국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정부는 일본에서 부르는 '천황(天皇·일본발음은 '덴노')'이라는 호칭을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지만, 네티즌들은 여전히 '천황'이라는 호칭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일왕'이라 부를 것을 고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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