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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처리 공장 본격 가동하면 5만발까지 제조 가능 ICBM 기술 적용한 고체로켓 지난달 발사 성공 "단기적으로 일본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예측 불가능한 북한의 존재는 일본의 '셈법'을 바꿀 수도 있다." 미국의 대표적 일본 전문가인 리처드 새뮤얼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국제연구센터 소장과 제임스 쇼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아시아 2차 핵시대' 보고서에서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일본이 북한의 위협 등을 빌미로 장기적으로는 핵무기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집단적 자위권 추진 등 일본의 끊임없는 군사 대국화 시도와 맞물려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인들에게는 일종의 '핵 알레르기'가 존재한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의 위력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군국주의자들이 때때로 핵무장을 주장할 때마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핵무기를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도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확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새뮤얼스 소장은 일본이 단기적으로는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된 일본의 특성상 군사 공격을 당했을 때 치명적인 피해를 보기 때문에 핵무기를 통한 반격의 효용이 떨어진다. 또 세계 3위권 경제 대국인 일본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감수하면서까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핵무기를 개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일동맹도 심각하게 훼손된다. 하지만 새뮤얼스 소장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으로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 변화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일본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일본 여론과 정치권에서는 '핵 알레르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화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경우 미국이 일본의 핵 보유를 막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이미 기술적으로는 언제든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국제사회가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다. 일본은 핵무기 비보유국 중 유일하게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현재 나가사키급 원자폭탄을 5000~7000발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44.3t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완공된 롯카쇼무라(六ヶ所村)의 핵연료 재처리공장을 본격 가동하면 향후 40년간 매년 8t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게다가 일본은 지난달 자체 개발한 신형 로켓 '엡실론' 발사에 성공했다. 이 로켓에는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들어 있다. [워싱턴=임민혁 특파원] 일문으로 이 기사 읽기 중문으로 이 기사 읽기 [조선일보 앱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 [인포그래픽스 바로가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선일보 | 기사목록 전체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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