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는 등 군사 대국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이 북핵(北核) 위협 등을 빌미로 핵무기 보유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일본은 언제든지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2일(현지 시각) 워싱턴DC의 아시아정책연구소(NBR)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일본 전문가인 리처드 새뮤얼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국제연구센터 소장과 제임스 쇼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아시아 2차 핵시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 유일의 원폭 피해국인 일본은 지금까지 '핵 알레르기'가 있다고 할 정도로 강한 반핵(反核) 입장을 보여 왔지만, 최근 국내외적 요인으로 핵무기 보유에 대한 여론과 정치권의 기류가 바뀌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해와 올해 일본 총선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자체 핵무기 개발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3분의 1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새뮤얼스 소장과 쇼프 선임 연구원은 일본이 핵 보유의 빌미로 삼을 수 있는 외부 위협 요인으로 북한과 중국 변수를 꼽았다. "북한은 정권 붕괴 혹은 외부 공격에 직면할 경우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판단하고 일본에 대해 핵 공격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에 가장 큰 걱정거리"라는 것이다. 또 이들은 "최근 중국의 급격한 군사 대국화로 미국의 핵우산이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일본의 핵무기 보유를 부추기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임민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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