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철우] 위안부 문제 발상전환 필요하다
미국은 참 묘한 곳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사이가 냉랭해도 맨해튼 한복판에서 만나면 비록 말은 영어로 하지만 어느새 동류의식을 느끼게 된다. 이런 만남이 거듭되면서 어느새 NHK, 교도통신, 마이니치, 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주요 언론사 특파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갖게 됐다. 처음 일본 언론과 만나게 된 것은 지난 1월 7일 뉴욕의 위안부기림비 앞에서다. 뉴욕주 상하원에서 ‘위안부결의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기자회견을 하는데 난데없이 NHK 특파원이 나타난 것이다. 매우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나중에 나눈 대화를 통해 일본 언론들과 지식인들은 위안부 이슈가 일본의 이미지를 얼마나 나쁘게 하며 길게 끌수록 일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후 NHK는 뉴욕의 위안부기림비 설립과 뉴욕주 상·하원에서 통과된 위안부결의안에 대해 상세하게 일본 시청자들에게 알려주었다.
NHK 특파원이 도쿄로 귀임하는 환송식에서 NHK 새 특파원과 다른 일본 언론 특파원들을 만났는데 이들은 위안부 이슈에 대한 자신들의 솔직한 의견을 피력해 주었다. 이들은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대외정책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일본의 정치권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와 문제점 등을 설명해주었다.
첫째, 일본의 정치권은 위안부 문제를 영토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놓고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간섭이나 요구 때문에 해결했다는 인식을 주지 않으려 하는 태도가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정부나 시민단체가 어떤 강한 요구를 해도 절대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 미국의 요구나 미국 시민사회의 의견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철저하게 들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또 항상 그렇게 해왔다는 것이다.
둘째, 일본의 정치권은 위안부 문제 때문에 일본이 잃고 있는 국제적인 신뢰나 이미지 손상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조상들을 욕보이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일본이 독일처럼 위안부 문제를 진실로 반성하고 보상하면 일본정부의 용단을 평가하고 박수를 쳐 주리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 문제는 한미공공정책위원회와 같은 미국의 한인시민단체가 미국사회와 정치권 그리고 언론을 움직여서 위안부문제가 보편적 인권과 여성의 권위라는 미국의 중요한 민주주의적 가치에 위반되는 문제로 부각시켜 여론화하고, 일본 언론을 통해 일본의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알려 교육시키고 압력을 넣으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고 뜻을 모았다.
위안부 문제는 우리민족의 가슴 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아픔이다. 나라가 없는 백성이 얼마나 피해와 수모를 당하는지 역력히 보여준 사례다. 더구나 이제 생존자분들은 한 분 한 분 돌아가시고 이분들의 평균 연령이 88세로 시간마저 우리의 편이 아니다. 이분들이 다 돌아가시고 나면 일본정부가 사과를 한들 누가 들을 것이며, 보상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위안부문제는 영토문제와 달리 미국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고 또 일본의 정치권을 설득하면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명분도 생길 것이고 한·일 간 다른 현안들을 풀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철우 미주한인총련 위안부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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