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등 아시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가정폭력 신고가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돼 가정폭력에 대한 이민자들의 인식 변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베이지역에서 15년 가까이 활동해온 미주한인 가정폭력방지연합(KACEDA)에 따르면 아태계 이민자 가정의 가정폭력 신고율이 저조한 가운데 특히, 한인사회의 가정폭력 신고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KACEDA의 조선정 회원은 “한인가정에서 발생한 가정폭력의 경우 신고율이 3분의 1정도 밖에 안된다”며 “자녀들이 받을 편견과 피해를 걱정해 폭력을 감내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가정폭력에 대한 커뮤니티 차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스트베이 한인봉사회(KCCEB, 관장 이윤주) 내 가정폭력 방지프로그램인 쉼터에서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이사벨 강씨는 “한국 사회는 가정폭력 가해자보다 폭력을 당한 피해 여성에게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다”면서 “가정폭력이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피해 여성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많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체류신분 문제 때문에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의 경우 체류신분에 관계없이 법률 보조 및 자녀 양육 지원을 받을 수 있으므로 신고를 꺼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보가 부족한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경우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쉼터’에 연락해 상담, 보호소 알선, 법률 서비스, 영주권 신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한편 가정폭력 인식의 달을 맞아 KACEDA는 지난 17일 활동 재개 행사를 연 가운데 각 분야의 전문가, 교회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해 가정폭력 예방 교육의 중요성, 피해자들을 위한 실질적 도움 등을 논의했다.
이날 KACEDA는 앞으로 가정폭력 예방 교육을 통해 가정폭력이 가정 및 사회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널리 알리고 피해자들이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데 필요한 방법 등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쉼터 연락처: (510)547-2360
<이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