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 상사에게 ‘니거’(nigga)라는 호칭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30대 한인 여성이 오히려 자신이 역차별을 받았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결과가 주목된다.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지난 10일 제기된 소장에 따르면 퀸즈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36·여)씨는 지난해 1월 자신이 다니던 뉴욕 맨해턴 소재 ‘폴 스미스’ 의류매장에서 흑인 여성 상사에게 친근함의 표시로 ‘니거’라는 말을 사용했다.

‘니거’는 보통 흑인을 무시하는 표현으로, 통상적으로 흑인 이외 타인종에게는 금기시되는 단어인데, 당시 김씨는 일이 끝나지 않던 상황에서 미리 집에 가려는 것으로 오해를 받던 상황이었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농담으로 희석시키기 위해 ‘니거’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의 흑인 상사는 “니거는 흑인들만 사용할 수 있는 단어”라며 오히려 그녀의 해명을 나무랐고, 이후 김씨는 본사가 주관한 두 번의 공청회를 거쳐 ‘인종차별’을 이유로 최종 해고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소장에서 이같은 이유로 해고된 것도 억울하지만, ‘니거’라는 단어를 흑인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상사가 말한 부분은 오히려 ‘역 인종차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제외한 흑인과 히스패닉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단어를 회사 측이 못 쓰게 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는 것이다.


<함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