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개그맨 정형돈이 애장품으로 들고 나와 화제가 된 성인만화 ‘여자전쟁’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만화의 내용 중 일제의 종군위안부 만행을 미화하는 듯한 표현이 네티즌에게 포착됐기 때문이다.

‘여자전쟁’은 ‘쩐의 전쟁’ 등으로 유명한 박인권 화백의 성인만화다. 박 화백은 앞서 ‘독한놈’, ‘신의 남자’ 등의 만화가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되며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만화들에는 살인·방화, 아동·청소년 성추행, 근친상간 등이 등장하고, 맥락 없는 성폭행과 패륜적 내용도 넘쳐난다.

이번에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여자전쟁’의 내용은 ‘922화-수상한 고립23’의 한 장면이다.

별이 박힌 군모를 쓴 일본군들이 한 여성을 강간하고 있는 이 장면에는 “2차 대전 때 일본군들이 보급이 끊겨 몇 달을 굶었을 때도 못 먹어서 부실해진 육체적 나약함을 현지 여자들을 겁탈해서 생긴 정신적 사기로 충당하면서 연합군과 싸웠습니다”라는 대사가 적혀 있다. 또 “참으로 악랄한 반인간적 만행이었지만 죽지 않기 위해서는 또는 전투에 이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말도 적혀 있다.

문제의 장면은 2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장면이 캡처돼 올라오면서 널리 알려졌다. 일부 네티즌들이 “극히 일부분을 캡처해 놓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자, 만화를 본 네티즌들은 “900~949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전쟁, 군인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아니다”라며 “납치된 남녀가 탈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식하던 중에 남자가 정신무장을 위한 방법으로 성관계를 갖자고 요구하는 내용에서 위와 같이 갑자기 생뚱맞게 일본군, 위안부 관련 내용이 나온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해당 장면 이후 만화 속 남자는 “나에게 강인한 도파민으로 무장해서 단숨에 적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정신적 에너지를 달라”며 “그것은 오로지 당신이 옷을 벗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한편 이에 설득당한 여자는 “당신이 나를 통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면 저를 가지세요”라며 옷을 벗는다.

‘성관계를 통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위안부에 빗대 표현한 만화 속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른바 ‘정형돈 만화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여자를 강간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저런 내용이 담긴 만화를 꼭 공중파에 들고 나와야 했나?”, “저런 책을 전권 풀세트로 구매한 이유가 궁금하다”, “우리나라 작가가 그린 만화라는 점이 더 놀랍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