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노인이 가장 많이 모인다는 서울 종로의 종묘공원. 하루에 3000~3500명(종묘광장관리사무소 집계)의 노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대부분 60대 중·후반을 넘어 70~80대까지 노인들의 쉼터다. 서울특별시 안의 ‘노인특별시’다. 그렇지만 이곳에선 황혼 매춘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이로 인한 성병으로 속앓이하는 노인이 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공원과 지하철역 구내의 박카스 아줌마
지난 3월 말 오후 3시. 화창한 공원 입구 쪽에 50대 이상의 아주머니들이 군데군데 끼어 있다. 속칭 ‘박카스 아줌마’다. 민 모(70)씨가 “박카스 아줌마는 공원 입구 쪽인 화장실 근처가 주 무대”라고 말해 줬다.
환갑을 넘긴 듯한 할머니 한 명이 술이 거나하게 취한 일흔 가까이 보이는 할아버지에게 접근한다. 막걸리 병을 들고 가 술을 건넨 뒤 뭔가 긴밀한 대화를 시도한다. 3~4분의 대화가 끝났다고 생각되는 순간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돈을 건네고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민씨에 따르면 건네는 돈은 5000원에서 많게는 2만원이라고 한다.
민씨는 지하철 종로3가역 안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종로3가역에 가 봤다. 역내 육의전 벽화가 있는 주위 계단과 그 반대쪽 3호선과 5호선 환승 지역으로 가는 계단 주변에 많은 노인이 앉아 있고. 그 주위를 10여 명의 50~60대 아주머니들이 서성거린다.
그렇다면 이들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김 모씨는 종묘공원 옆이나 낙원상가 주위의 미로 같은 골목 속에 자리한 여관이라고 했다. 실제로 인근의 한 여관에서는 30여 분의 짧은 시간에 서너 쌍의 노인들이 들락거리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노년기의 성과 성병 속앓이
이같은 황혼 매춘은 종묘공원이나 종로3가역 주위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청량리 쪽방촌에서도 은밀히 거래된다.
문제는 이같은 은밀한 성매매로 인해 성병에 걸린 노인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종묘공원 인근의 한 비뇨기과 의사는 “많은 때에는 하루 5~6명이 찾아온다. 이런 할머니들은 검사도 안 받기 때문에 관계 후 성병에 걸릴 확률이 100%”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인들은 비뇨기과를 찾는 것에 익숙지 않고. 창피하다는 이유로 속앓이만 하며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건강 위협을 넘어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들을 위한 전문 상담소까지 생길 정도다.
2005년 현재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인구 열 명 중 한 명꼴(9.1%)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48%가 배우자가 없는 독신 노인이다. 경제적 여유도 없고. 실제로 성적 욕구를 해결해 줄 마땅한 방법도 없는 현실에서 은밀히 거래되는 황혼 매춘이 위험한 덫으로 되고 있다.
팔순 나이에도 사랑을 했다는 독일의 문호 괴테처럼 죽는 날까지 즐겁고 아름다운 성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02년 개봉한 <죽어도 좋아>라는 한국 영화가 ‘노인도 섹스를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충격을 던져 주기도 했다.
대낮에 공원에서 유혹의 덫에 걸려 성병으로 고통 받는 노인들의 모습은 언제까지 쉬쉬할 문제는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실태 파악과 함께 범사회적 대책이 시급하다.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기사 관련 TV 프로그램인 중앙방송 Q채널의 <천일야화> ‘위험한 덫 황혼 매춘’ 편이 9일 밤 11시에 방영됩니다.
■공원과 지하철역 구내의 박카스 아줌마
지난 3월 말 오후 3시. 화창한 공원 입구 쪽에 50대 이상의 아주머니들이 군데군데 끼어 있다. 속칭 ‘박카스 아줌마’다. 민 모(70)씨가 “박카스 아줌마는 공원 입구 쪽인 화장실 근처가 주 무대”라고 말해 줬다.
환갑을 넘긴 듯한 할머니 한 명이 술이 거나하게 취한 일흔 가까이 보이는 할아버지에게 접근한다. 막걸리 병을 들고 가 술을 건넨 뒤 뭔가 긴밀한 대화를 시도한다. 3~4분의 대화가 끝났다고 생각되는 순간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돈을 건네고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민씨에 따르면 건네는 돈은 5000원에서 많게는 2만원이라고 한다.
민씨는 지하철 종로3가역 안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종로3가역에 가 봤다. 역내 육의전 벽화가 있는 주위 계단과 그 반대쪽 3호선과 5호선 환승 지역으로 가는 계단 주변에 많은 노인이 앉아 있고. 그 주위를 10여 명의 50~60대 아주머니들이 서성거린다.
그렇다면 이들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김 모씨는 종묘공원 옆이나 낙원상가 주위의 미로 같은 골목 속에 자리한 여관이라고 했다. 실제로 인근의 한 여관에서는 30여 분의 짧은 시간에 서너 쌍의 노인들이 들락거리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노년기의 성과 성병 속앓이
이같은 황혼 매춘은 종묘공원이나 종로3가역 주위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청량리 쪽방촌에서도 은밀히 거래된다.
문제는 이같은 은밀한 성매매로 인해 성병에 걸린 노인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종묘공원 인근의 한 비뇨기과 의사는 “많은 때에는 하루 5~6명이 찾아온다. 이런 할머니들은 검사도 안 받기 때문에 관계 후 성병에 걸릴 확률이 100%”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인들은 비뇨기과를 찾는 것에 익숙지 않고. 창피하다는 이유로 속앓이만 하며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건강 위협을 넘어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들을 위한 전문 상담소까지 생길 정도다.
2005년 현재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인구 열 명 중 한 명꼴(9.1%)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48%가 배우자가 없는 독신 노인이다. 경제적 여유도 없고. 실제로 성적 욕구를 해결해 줄 마땅한 방법도 없는 현실에서 은밀히 거래되는 황혼 매춘이 위험한 덫으로 되고 있다.
팔순 나이에도 사랑을 했다는 독일의 문호 괴테처럼 죽는 날까지 즐겁고 아름다운 성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02년 개봉한 <죽어도 좋아>라는 한국 영화가 ‘노인도 섹스를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충격을 던져 주기도 했다.
대낮에 공원에서 유혹의 덫에 걸려 성병으로 고통 받는 노인들의 모습은 언제까지 쉬쉬할 문제는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실태 파악과 함께 범사회적 대책이 시급하다.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기사 관련 TV 프로그램인 중앙방송 Q채널의 <천일야화> ‘위험한 덫 황혼 매춘’ 편이 9일 밤 11시에 방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