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서울=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장하나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유엔총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조 장관은 11일 오전(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여성부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주제로 연설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사회ㆍ인도ㆍ문화적인 문제를 토의하는 자리로, 우리 정부는 2011년 66차 회의부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해 왔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현재 국내에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만나 나눈 얘기를 토대로 위안부 강제 모집ㆍ동원 과정, 당시 생활 등 참상을 생생하게 전했다.
특히 조 장관은 연설 시작부터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성폭력이 여전히 자행되는 것은 과거에 저지를 범죄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1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위안부 피해자 중에서 한국인은 56명만이 생존해 있다"면서 "10대 어린 소녀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준 당사국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당사국의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책임있는 이행조치,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과는 과거의 잘못을 탓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사과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용감한 노력이자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장관은 "자신들이 저지를 범죄에 대해 증언할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는 중대한 실수임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역사의 모래시계는 늘 다시 뒤집어 세워졌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특정 국가 사이의 단순한 외교적 분쟁이 아니다"면서 "위안부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분쟁 지역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힘을 잃을 것이며, 우리는 이를 영영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관심과 지지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이어 뉴욕의 위안부 기림비 등을 방문해 기림비 건립에 공헌한 김동찬 시민참여대표와 폴 리 버겐카운티 한인 공화당 위원장 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또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 등과의 면담을 통해 역사 인식 제고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와 관심도 촉구한다.
이밖에도 니콜 아멜린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장과 훔질레 믈람보-응쿠카 유엔 여성기구(UN Women) 총재도 만날 계획이라고 여성부는 전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12 02:2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