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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3호기 결함원인은 냉각재 붕산탓…한수원 일단 땜방조치

  • 박근태 기자

  • 입력 : 2012.11.09 11:43

    이달 3일 계획예방 정비 중이던 영광 원전 3호기 제어봉 안내관(관통관)에 미세한 균열이 발견되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어봉이란 핵연료인 우라늄의 연쇄반응을 조절하는 설비이며, 관통관은 제어봉의 통로 역할을 하는 핵심 부분이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원자로 핵연료인 우라늄의 핵분열로 뜨거워진 노심을 냉각하는 냉각수에 포함된 보론산(붕산)을 지목한다. 붕산에 들어 있는 보론은 중성자를 흡수해 핵반응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는 구실을 한다.

    장순흥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한국원자력학회장)는 “1차 계통의 냉각수에 섞여있는 붕산이 제어봉을 따라 원자로 상단 관통관을 부식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어봉에 묻어있던 붕산의 높은 산성분이 원자로 상단의 비교적 가는 관통관 재질을 부식시키면서 미세한 금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978년 고리 원전 1호기가 가동되기 시작한 이후 원자로 관통관에서 균열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붕산은 중수로인 월성 1~4호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운영되는 가압경수로 19곳에서 모두 사용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국내 원전의 집중 점검 과정에서 해외 가압경수로에서 붕산이 안내관을 부식시켜 방사능에 오염된 1차 냉각재가 누출된 사례를 찾아내고 한수원측에 이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측은 “관통관에 틈이 생기거나 1차 냉각재가 누설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수원측은 일단 관통관 84개 중 금이 발견된 6개 관통관을 보강용접을 통해 보강하기로 하는 한편 제작사인 두산중공업과 전문업체 웨스팅하우스와 균열 원인을 파악 중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조치해 불과해 원자로 관통관이 붙어있는 원자로 헤드 자체를 교체하는 것을 불가피한 실정이다.

    원자력계 한 전문가는 “부분적으로 관통관 부품 교체하는 선에서 끝날 수도 있지만 원자로 헤드 전체를 교체해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자로 헤드를 제작하는데는 최소 1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광 3호기는 지난 3일 오후 5시께 계획예방 정비작업 중 원자로 상단 관통관에 대해 비파괴검사(초음파검사)를 실시한 결과 미세한 금이 발견됐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안위가 확인한 결과 문제가 된 관통관은 최근 품질보증서 위조사건에 포함된 268개 원전 부품 중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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