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날에는 알몸으로 자거나 삼베옷 차림으로 죽부인과 함께 자도록 하기도 했다. 대나무의 서늘한 기운이 삼베옷을 투과하여 그곳이 튼튼해진다는 논리였다. 음식으로는 말똥이나 누에똥 등을 먹도록 했으며 개미를 볶아 섭취하게 했다. 개미는 자기 몸의 400배나 무거운 물체를 끌고 다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왕들은 이런 식으로 정력을 보강하였다지만 현대인들은 물건이 제대로 서지 않거나 금방 죽어버릴 때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말똥이나 개미를 볶아 먹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성인 남성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성기능장애는 조루증이다. 보고에 따르면 성인남성의 30∼50%가 조루증이고 환자 3명중 1명이 성생활이 불편할 정도라고 한다. 정말 많은 수의 남성들이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물건 때문에 고생을 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 정작 병원을 찾는 이들은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다.
조루증은 남성 또는 배우자가 절정에 도달하기 전에 사정하는 것을 뜻한다. 요즘처럼 여성들이 자신의 성적 쾌감에 대해 솔직해진 현실 속에서 조루 남성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만 간다.
‘섹스앤시티’ 같은 드라마를 보라. 여성들이 얼마나 자신감 있게 자신들의 섹스라이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그녀들이 성적쾌감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에 관해 알 수 있다. 또한 많은 한국 젊은 여성들이 그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조루증은 여자를 만족시켜 주고 인정받는 남자가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하나의 산이다. 예상 밖으로 조루증은 10분만 투자하면 간단히 완치가 가능하다. 수술방법은 동양인이 특히 예민하다고 하는 요도구 하부 귀두와 연결된 소대에 분포하는 신경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단 1cm만 절개하기 때문에 통증이 거의 없고 시술시간도 10분이면 끝난다. 3일 후 한번의 경과 관찰로 치료가 끝나고 2주 후부터 성생활이 가능하다.
조선시대의 왕이라면 조루라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후궁들에게 성적 쾌감을 주어야할 의무는 없지 않은가. 또한 원자아기씨만 잉태시키면 되니 빨리 사정하는 것도 무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집에 가면 무서운 아내가 버티고 있는 이 시대의 불쌍한 남성들이여, 기왕 봉사하는 것 제대로 봉사해 보자. 혹시 아나, 오래 사랑해주면 하늘에서 떡이라도 떨어질지.
/김정민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kim@wowu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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