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0.06 20:27
수정 : 2011.10.06 22:15
‘한달벌이 3천만원’에 꾀어
여성·브로커 등 22명 입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6일 국내 여성들을 일본 성매매 업소에 취업시킨 혐의(성매매 알선 등)로 최아무개(35·남)씨 등 브로커 6명과 김아무개(22·여)씨 등 성매매 여성 16명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 등 브로커들은 지난 3월부터 인터넷 채용 사이트와 직업소개소에서 “한 달에 3000만원씩 벌게 해주겠다. 해외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며 여성들을 모집한 뒤, 일본 성매매 업소에 취업시키고 업주로부터 한 사람당 100만~200만원씩 받아 2000만원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 도쿄의 출장 마사지 업소 주인인 스즈키(45·여) 등 2명은 최씨 등을 통해 소개받은 한국인 여성을 고용해 지난 8월부터 1년간 1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한국 출신으로 귀화한 스즈키와 일본에서 동거하던 중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돼 국내로 추방되자 국내 여성들을 모집해 스즈키 등에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보내 면접을 보게 한 뒤 일본에 취업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스즈키와 나머지 업주 1명에 대해서는 일본 경찰에 국제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입건된 성매매 여성 16명은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으로, 대부분 유흥업 종사자들이었고 빚에 시달리는 대학생 1명과 대학원생 1명도 포함돼 있었다. 성매매 여성 가운데 1명은 일본 성매수 남성이 몰래 촬영한 성행위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면서 심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매매 여성들은 애초 약속받은 ‘월 3000만원 수익’을 얻기는커녕 항공료와 숙박비, 성형수술비, 휴대전화 사용료, 홍보용으로 찍은 반나체 사진 촬영비 등으로 낸 선불금에 월 10%의 이자가 붙으면서 500만~1000만원의 빚을 떠안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도 일본에 남아 성매매를 하고 있는 한국 여성이 적지 않다”며 “국가 이미지 문제도 있는 만큼 철저히 수사해 해외 원정 성매매를 뿌리 뽑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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