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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9.23 22:33 수정 : 2013.09.24 09:50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 이옥선, 박옥선 할머니가 22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 일본출판클럽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쉼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할머니들은 오는 29일까지 도쿄와 교토에서 일본 시민단체, 정치인, 청년들에게 전쟁 당시 피해를 증언하고 ‘위안부‘ 문제의 진상을 알릴 계획이다.(나눔의집 제공) 2013.9.22/뉴스1

동물 빗대고 손가락 욕설로 모욕하기도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이 도쿄에서 진행된 ‘위안부’ 할머니들의 강연장 앞에까지 와서 거친 말을 내뱉으며 시위를 벌였다. 일본 국내에서 이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조직화하고 있지만, 이에 맞서기라도 하듯 우익들의 행동도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23일 오후 도쿄 신주쿠의 한 회의장에서 ‘위안부 문제와 젠더 평등 세미나’ ‘일본민주청년동맹’ ‘신일본부인회’ ‘일본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연대위원회’ 등 일본 시민단체들이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할머니로부터 젊은 세대에게’라는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옛 일본군에 ‘위안부’로 강제동원됐다가 지금은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옥선(86)·박옥선(89)·강일출(85) 할머니 등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3명이 증언자로 참석했다.

우익단체 회원들은 할머니들이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욱일기를 손에 들고 몰려와 회의장 건물 앞 도로 맞은편에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동물에 비유하거나 위안부 할머니의 얘기가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가운뎃손가락을 뻗어 모욕을 가하기도 했다.

일본 우익단체들이 신주쿠 한류거리 시위나 ‘위안부’ 관련 사진전 행사장 앞에서 같은 주장을 하며 시위를 벌인 적은 있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이 참가한 행사장 앞까지 찾아가 행패를 부린 것은 근래에 없던 일이다. 우익단체 회원들은 일본 도쿄도의 올림픽 유치전이 절정에 이른 시기부터 시위를 자제하다 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된 뒤인 8일 신주쿠에서 시위를 재개했다. 하지만 항의시위대에 가로막혀 사실상 시위가 무산되는 등 최근 일본 사회 내부의 강한 저항에 부닥쳐 있다.

이날 행사장 안은 차분했다. 일본인 200여명은 피해 할머니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고,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고 눈물을 닦는 이들도 있었다.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이 끝날 때마다 격려의 박수도 나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24일에는 일본 의원을 상대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26일 교토로 이동해 29일까지 ‘위안부’ 진상 알리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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