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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비교하기 좋아하는 한국인… 불공평함 느끼면 남에게 분노 표출"

이재경 인턴기자(서울대 국문학과 4년) | 2013/02/14 03:12

전문가들은 '욱'하는 생활형 분노가 우리 사회에 가득 차게 된 바탕엔 여러 심리·사회·문화적인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 분노가 일어나는 요인엔 '불공평하다'는 인식에서 오는 '분노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사회에서나 불평등은 있지만, 우리 사회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정서가 다른 나라보다 커, 불평등 의식이 증폭된다는 분석이다. 곽 교수는 "분노를 억제해 온 예전과 달리 요즘은 '불공평함'을 알아주지 않는 남들에게 화를 표출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또한 이런 공격성은 모방성을 띠고 있어 사회 전반적으로 분노 성향이 가속화되고 상승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예전엔 부딪치면 그냥 지나가는데 요즘은 욕을 하게 된다든지, 점점 분노 성향이 가속화되고 상승한다"라고 했다.

이웃 간의 거리가 가까워졌지만, 심리적 거리는 멀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조아랑 경희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최근 이웃과의 갈등으로 상담을 받으러 오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공동체 의식을 갖고 지내던 시절에 비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생활형 분노가 감정충동 조절과 온건한 대화에 익숙지 못한 우리나라의 문화 때문에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화 경찰대 경찰학과 교수는 "외국에선 어려서부터 토론식 대화를 가르치는데 한국에선 이런 대화 방식을 평소에 접하지 못해 주장을 펼칠 때 말꼬투리를 잡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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