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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줌 인] "외국인만 보면 '두 유 노 싸이?(Do you know PSY?)'… 낯간지럽다"
[신조어 '국뽕']
'국가+히로뽕' 인터넷 속어… 무조건적 한국 찬양 비꼬는 말
외국에 한국문화 강요하는 건 자긍심 아닌 불안감의 표시
반대로 폄하하는 '국까'도 생겨… 둘 다 객관성 잃은 비정상 상태
"두 유 노 강남스타일(Do you know Gangnam Style)?" 14일 영화 홍보차 방한한 미국 배우 맷 데이먼과 지난달 25일 한국에 왔던 미국 뮤지션 퀸시 존스가 받은 질문이다. 해외 유명인들이 국내 입국장이나 기자회견장에서 싸이의 '말춤'을 추는 건 통과의례가 됐다. 미국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윌 스미스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네티즌들은 "엎드려 절 받기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말한다. '국뽕'이란 말이 확산된 것도 이때쯤이다. '국가'와 '히로뽕(필로폰)'을 합친 이 말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해 있는 것을 비아냥거리는 속어다. 외국인에게 김치나 독도, 싸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두 유 노…" 시리즈와 맞물리며, 한국에 대한 무조건적 찬양을 비웃는다.
◇ '국뽕'은 한국의 민족성?
작년 10월 미국 국무부 브리핑에서 한국 통신사 기자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느냐?"고 묻는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퍼지며 '국뽕'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지난달 20일 SBS TV '스타킹'에 출연한 미국 배우 휴 잭맨에게 댄스그룹 '씨스타'의 소유가 맨손으로 김치를 찢어 먹여주는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이 프로그램 게시판엔 "김치 먹이고 한복 입히는 '국뽕'의 첨단"이라는 비아냥이 올라왔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학부 교수는 "우리는 김치 같은 브랜드를 통해 스스로 우월한 사회적 유전자를 가졌다는 걸 끊임없이 타자(他者)로부터 확인받으려는 경향이 있고, 이 타자는 대개 강대국 또는 강대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각 분야 뉴스에 대한 해외 네티즌 반응을 번역해 제공하는 '개소문닷컴' '가생이닷컴' 같은 인터넷 사이트도 이러한 강박의 표현이다. 이 사이트에는 '설국열차 개봉' '한국해군, 1800t급 잠수함 안중근함 공개' 같은 게시글에 달린 해외 네티즌들의 댓글을 번역해 보여준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를 자긍심이 아니라 불안감의 표시라고 해석했다. 그는 "경제·문화적 기반에 대한 긍지가 있으면 굳이 티를 낼 필요가 없는데 지금 한국의 위치가 그만큼 불안정하고 애매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 표상(表象)에만 열광하는 세태
'국뽕'은 역사 분야에서 처음 쓰였다. 인터넷 '디시인사이드' 역사갤러리에서 "단군 이전 한민족이 세계 4대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지역 수메르 왕국을 세웠다"와 같은 '환단고기(桓檀古記)' 등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믿거나 "명나라 황제 주원장조차 조선의 군사력을 두려워했다"며 한국사를 미화하는 이들을 '국뽕'이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고려대 HK한국문화연구단 박헌호 교수는 "우리나라가 금속활자를 처음 발명했다고만 가르치면 '국뽕'"이라며 "당시 우리가 구텐베르크처럼 '책의 대중화'에 기여하지 못했던 한계를 함께 논해야 객관성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성취뿐 아니라 그늘까지 성찰할 수 있어야 문화선진국이라는 것이다.
'국뽕'에 대한 반발로 '국까(국가+까다의 합성어)'도 생겨났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국은 소말리아보다 더한 막장국가" 같은 악의적인 글로 우리나라에 대한 폄하에 열중하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박헌호 교수는 "둘 다 객관성을 잃었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양태가 아니다"고 말했다.
'국뽕'이란 멸칭(蔑稱)이 빠르게 번지다 보니, 손흥민이나 류현진처럼 외국에서 활동하는 운동선수를 응원하거나 '태극기를 소중히 다루자'는 의견에 대해서까지 막무가내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국뽕' 같은 현상 때문에 순수한 의미의 애국심을 표출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된다면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상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국뽕'은 한국의 민족성?
작년 10월 미국 국무부 브리핑에서 한국 통신사 기자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느냐?"고 묻는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퍼지며 '국뽕'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지난달 20일 SBS TV '스타킹'에 출연한 미국 배우 휴 잭맨에게 댄스그룹 '씨스타'의 소유가 맨손으로 김치를 찢어 먹여주는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이 프로그램 게시판엔 "김치 먹이고 한복 입히는 '국뽕'의 첨단"이라는 비아냥이 올라왔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학부 교수는 "우리는 김치 같은 브랜드를 통해 스스로 우월한 사회적 유전자를 가졌다는 걸 끊임없이 타자(他者)로부터 확인받으려는 경향이 있고, 이 타자는 대개 강대국 또는 강대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이철원 기자 |
국내 각 분야 뉴스에 대한 해외 네티즌 반응을 번역해 제공하는 '개소문닷컴' '가생이닷컴' 같은 인터넷 사이트도 이러한 강박의 표현이다. 이 사이트에는 '설국열차 개봉' '한국해군, 1800t급 잠수함 안중근함 공개' 같은 게시글에 달린 해외 네티즌들의 댓글을 번역해 보여준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를 자긍심이 아니라 불안감의 표시라고 해석했다. 그는 "경제·문화적 기반에 대한 긍지가 있으면 굳이 티를 낼 필요가 없는데 지금 한국의 위치가 그만큼 불안정하고 애매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 표상(表象)에만 열광하는 세태
'국뽕'은 역사 분야에서 처음 쓰였다. 인터넷 '디시인사이드' 역사갤러리에서 "단군 이전 한민족이 세계 4대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지역 수메르 왕국을 세웠다"와 같은 '환단고기(桓檀古記)' 등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믿거나 "명나라 황제 주원장조차 조선의 군사력을 두려워했다"며 한국사를 미화하는 이들을 '국뽕'이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고려대 HK한국문화연구단 박헌호 교수는 "우리나라가 금속활자를 처음 발명했다고만 가르치면 '국뽕'"이라며 "당시 우리가 구텐베르크처럼 '책의 대중화'에 기여하지 못했던 한계를 함께 논해야 객관성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성취뿐 아니라 그늘까지 성찰할 수 있어야 문화선진국이라는 것이다.
'국뽕'에 대한 반발로 '국까(국가+까다의 합성어)'도 생겨났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국은 소말리아보다 더한 막장국가" 같은 악의적인 글로 우리나라에 대한 폄하에 열중하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박헌호 교수는 "둘 다 객관성을 잃었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양태가 아니다"고 말했다.
'국뽕'이란 멸칭(蔑稱)이 빠르게 번지다 보니, 손흥민이나 류현진처럼 외국에서 활동하는 운동선수를 응원하거나 '태극기를 소중히 다루자'는 의견에 대해서까지 막무가내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국뽕' 같은 현상 때문에 순수한 의미의 애국심을 표출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된다면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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