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호 칼럼] 日 재무장, 한국 核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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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호 칼럼] 日 재무장, 한국 核 부추긴다

[중앙선데이] 입력 2013.08.25 02:29 / 수정 2013.08.25 02:29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2월 미국 정부는 독일인을 겨냥해 ‘미국의 소리(VOA·Voice of America)’ 방송을 개시했다. 첫 프로는 독일어로 제작돼 영국 BBC 전파를 탔다. 남북전쟁 때 등장한 장엄한 북군 군가(軍歌)가 흐른 뒤 앵커는 간략한 오프닝 멘트로 역사적 방송을 시작한다. “전쟁과 관련된 뉴스가 우리에게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여러분에게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이후 VOA는 전황 중계와 함께 독일 국민과 나치 정권 사이를 떼놓는 고도의 심리전을 펼쳐 큰 성과를 거둔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건 VOA가 나치 정권을 비판하는 데만 머물지 않았다는 거다. VOA는 미군의 승리가 독일인에게 어떤 혜택을 주게 될지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비난이 아닌 설득의 전법을 택한 것이다.

 요즘 일본이 노골적인 군국주의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한국과 중국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합헌으로 바꾸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입장엔 흔들림이 없다. 일본의 재무장도 속속 이뤄질 기세다. 방어 위주 전략에선 불필요한 해병대 창설 뉴스가 나왔다. 최첨단 MV-22 수직 이착륙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환되는 엡실론 로켓의 도입 소식도 들린다.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 인접국에선 군사적 위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미국은 일본의 군비 강화에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지난번 대선 때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21일 일본을 방문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한다”고 공언했다. 워싱턴의 지한파 인사들조차 “한국은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글을 미 언론에 기고하는 판이다.

 요즘 미국에선 해군을 중심으로 ‘전위 동맹 전략(Forward Partnership Strategy)’이 깊숙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세계 경찰국가의 역할을 버리고 멀리 떨어진 전략적 동맹국의 힘을 길러 이들의 군사력으로 미 국익을 지키자는 논리다. 물론 열악한 재정으로 엄청나게 국방비가 깎이면서 비롯된 고육지책일 수 있다. 이런 판에 일본이 제 돈 들여 재무장하겠다니 미국 입장에선 반가울 것이다. 미국 쪽에선 중국을 견제하는 데 일본만 한 파트너도 없다.

 그러나 새로 도입한 일본의 미사일이 중국으로만 날아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과거 임진왜란에 이어 일제 36년간 일본군의 총칼에 짓밟혔던 한국으로선 그때의 악몽을 떠올리는 게 인지상정이다. 동아시아 역사를 잘 모르는 대부분의 미국인에겐 강 건너 불이긴 하지만 말이다.

 국내 한 언론사의 일본 재무장 뉴스 밑에 여러 댓글이 달렸다. 그중 최다 찬성을 얻은 글의 핵심은 이랬다. “우리의 안위를 위한 핵무장의 당위성이 이제 더 커졌다”.

 일본의 군국주의화는 필연적으로 한·중 양국의 군사력 강화를 부르게 된다. 결국 동아시아 군비경쟁을 촉발하는 건 시간문제다.

 요즘 한·중 사이에 군 고위층 교류는 밀월관계라 해도 좋을 지경이다. 한·중 국방장관 회담은 정례화된 지 오래다. 한국군 인사 중 상당수는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선 중국 군부가 나서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반면 한·일 간의 군 인사 교류는 미미하기 짝이 없다. 이런 터라 일본의 재무장은 한국군의 중국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개헌을 서두르지만 많은 일본인은 의문을 표시한다. 요즘 일본의 TV토론에선 “미국이 보호해달라고 한 적도 없고, 안보조약상 의무조항도 아니며, 일본이 받을 대가도 확실치 않은데 왜 개헌을 하느냐”는 질문이 자주 제기된다고 한다. 그러나 아베의 노선에 동조하는 출연자들은 뚜렷한 답변을 못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정부·언론, 그리고 국민 모두 아베의 개헌과 재무장이 궁극적으로 일본에 해가 된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설명해줘야 하지 않을까. 아베 정부와 일본인을 향해 저주에 가까운 악담만 퍼부을 게 아니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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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i*uj*o 2013-08-26 오후 5: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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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US Army 8 will go back to Hawaii. Korean said to US Army . " Get Out !!!" So Japan must to have more military power. Next War will be at S Korea.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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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i*uj*o 2013-08-26 오후 5:35:49
추천 0 반대 0신고
BA KA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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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9:37:42
추천 1 반대 3신고
일본은 해양 국가.동쪽을 향하고 산다.중국 노예로 하지 않다.조선 한국은 원한다면 중국 노예.부디.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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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9:31:34
추천 1 반대 2신고
한국의 선택은 한국의자유이다.일본은 간섭하지 않다.개인적인 생각으로 말히면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 북한과 통일하며 말하자면 중국 옷 속국이되는 것이 좋습니다.그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2000년 이라한니까요.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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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kim20 2013-08-25 오후 6:01:52
추천 2 반대 1신고
미국이야 신경쓸일이 없지요.일본내에 군사기지를 갖고 언제든 통제가능하다고 보는거고.문제는 한국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건데,이런 미국이 답답해고,갈등으로 갈수도 있지요.요게 일본이 바라는 내용이지요.일본은 장담합니다.한국이 중국으로 기울고,미국에 등돌릴거라고.간교한 일본이 자기들 계획이 그렇다는 거지요. 답글 달기
bykim20 2013-08-25 오후 6:06:35신고
밑에 댓글단 어느 일본인처럼,늘 한국이 좋다고 간교한 말을 하면서도,이율배반적 말을 거침없이 늘어놓고,뻔뻔스런 거짓과 변명하는거 보세요.이게 일본의 본 모습입니다.미국은 이미 자체 방위력은 다 갖췄어요.문제는 본토에만 문제 없으면 된다는 겁니다.타국간에는 적당한 갈등도 꼭 문제라고 보진 않아요.미국의 역할증대와 비지니스의 틈새로 활용하니까.
bykim20 2013-08-25 오후 6:11:47신고
어제 마이클그린이 한국에 호통치는 글을 올렸어요.서울은 워싱턴에 신뢰를 보이라고.일개 안보연구원이자,일본실장입니다.신뢰는 한국이 돈을 빨리 더 지출하라는 얘기입니다.가급적 미국의 군사무기 도입에.항상 엎드려 사오지 않습니까? 일본을 대하는 시각과 많이 달라요.신뢰를 호통치는 건,일본에 먼저 쳐야되는거 아닙니까?
bykim20 2013-08-25 오후 6:13:33신고
남정호씨의 글은 새로울게 없군요.이미 국가와 국민들이 우려하고 걱정하고,염두에 두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ktg0100 2013-08-26 오전 9:40:21신고
미국이 아직도 일본의 속내를 모르는것같군! 일본의 군비 나아가 핵무장은 중국이아닌 미국이란걸 알지못하니깐 반드시 히로시마 나가사끼 보복으로 앙갚음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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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shot 2013-08-25 오후 4:49:12
추천 0 반대 0신고
미친늠한테 조목조목 자상하게 설명하라고? 우린 미친늠하고 거래해서 손해볼생각도없고 느닷없이 등덜미에 칼침맞을 생각도없다 미친늠한테는 약이없다! 미친늠은 그냥 사라줘야한다는게 인류의 의견이다!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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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2:37:04
추천 0 반대 4신고
북한 난행의 책임을 있는 나라은 대한민국이다.일한 조약으로 한반도의 단 일의 극가로 인정했다.일본은 북부 부분 도 넣어 협력금을 치렀다.한국은 일본이 북한과 수교를 갖는 것을 방해했다.비열한 방법으로.그 것은 박 대통령 때.납치도 책임은 한국.간단히 말하면 피해자 소송을 제기되는 것.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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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2:22:37
추천 0 반대 2신고
한국이 국제 거래를 지키는 법치 국가가 중국과 북한이 인권을 지키는 민주국가가 되면 ,4개국 연합을 만들어 수 있다.그 것을 싶으먼 그러나 3개국의 현상은 곤란하다.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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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2:13:30
추천 0 반대 0신고
일본도 한국도 진로는 문화적 도덕적 개방적인 국가이다.그 것이 안전 보상이다.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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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2:10:10
추천 0 반대 2신고
그 것은 한국의 선택.그러나 기술적으로 불가능.인공위성을 상기하라.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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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2:06:36
추천 0 반대 2신고
먼저 말합니다.핵무상은 무의미.비용은 막대한.증명한다.핵무기를 가지고 증국,북한은 일본을 굴복시킬 수 없다.미일 동맹이 이유는 아니다.현재 세계에서 선제 사용하는 국가는 파멸 때문에.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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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1:57:38
추천 1 반대 5신고
먼저 중요한 것은 한국이 2국간,국제 약속을 지키기위한 것이다.그 것이 한국에 대한 신뢰하게 된다.방화범의 석방 불상의 절취 모두 약속 위반 이며 한국 신용은 추락했다.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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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i426 2013-08-25 오후 1:39:45
추천 1 반대 3신고
" 일본. 재무장 한국 핵(核) 부추긴다 ! 이러니... 북한의 핵 보유가 대한민국에 얼마나 든든한가 ? 주장 나올 수도 있다. 세계적 석학 미국 러프킨 교수는 " 10 년래 동남아 국가는 모두 핵 무장 무기 보유한다 " 고 예언했다. 일본 재무장은.. 필연 한국 재침략 강점 지배 식민지화 노릴가능성 커져. 활발한 토론 대책 강구해야 ! 답글 달기
eui426 2013-08-25 오후 1:42:01신고
정정. ........ 10 년내에 동북아 국가는 모두 핵무장 무기 보유 한다고 예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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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1:13:05
추천 1 반대 0신고
군비 필요없는 아이디어는 끊었다것이 1990년대 북한이다.게다가 납치 문제.다음 군비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최근 중국 이다.일본이 자발적으로 군비 증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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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east 2013-08-25 오후 1:05:27
추천 0 반대 1신고
전후 일본은 최소한의 자위력을 유지 해왔다.20년 전도 전까지는 비 무상 중립으로하고 싶다는 의견도 유력했다.일반 국민 감정은 군비는 최소화 좋다라는 것이다. 답글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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