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민기자로 보이는 일본 여성 두 명이 '가미가제(신풍)'라고 적혀진 욱일승천기를 들고 명동 한복판을 활보한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23일 일본 인터넷 가쉽 사이트 '탐정파일'에는 "한국에 대일본정신을 보여주고 왔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두 명의 젊은 일본 여성이 일본 야구선수 이치로의 유니폼을 입고, 욱일승천기를 든 채 명동과 남대문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담겨 있다.

  이 여성들은 "WBC 패배의 앙심을 품고 일본에 불쾌한 말을 하는 무리에 대일본정신을 알려주고 왔다"며 LG트윈스 구단이 제작한 '봉중근 의사' 티셔츠를 공개했다. "'금성야구단'에서 나온 셔츠"라고 의사 봉중근 셔츠를 소개한 이들은 "일본의 영웅 이치로에게 말로 상처입힌 것을 용서 못한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들의 한국 내 활동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치로의 시애틀 마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가미가제'가 쓰여진 '욱일승천기'를 든 두 여성은 자신들을 '우익 마리너스 모녀'라고 칭하며 김포공항 내 한국관과 명동 거리를 걸었다. 이들은 "이렇게 걸으면서 이치로의 훌륭함과 일본의 강함을 알렸다. 그러나 지나가던 한국 상류층 아주머니들은 '바보들이 있네'라는 듯 미소를 띄었다"라고 전했다.

  이들의 말대로 영상 속 대부분의 한국 시민은 이들의 모습을 보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몇몇 여성만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이들을 쳐다봤다.

  "사전 정보에 따르면 '그렇게 공격적인 일을 하면 살해당해도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행인들은 우리가 촬영 중이라는 걸 보면서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라고 한국인들의 반응을 설명한 그는 "오히려 한국인들은 '당신 야구 좋아하는구나! 이치로 멋있다'라며 말을 걸어왔다. 어디를 가도 반일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일본어도 통하고, 멋진 나라라고 나 자신의 생각을 고치게 된 취재였다"고 덧붙였다.

<명동>

 
<남대문>

  한국에 대한 그의 호평과는 반대로 국내 인터넷에는 두 사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로써 아직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한 한국 땅에서 일본의 침략전쟁을 상징하는 욱일승천기와 '가미가제'라는 글자를 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어디 감히 서울 한복판에서 욱일승천기를… 욕이 나온다" "조상이 제대로 안 가르쳐 놓으니 후손도 무개념" "내 눈앞에 띄었다면 가만 안 뒀을 텐데"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또한, 이들을 없는 사람인 듯 무시한 시민의 대응에 대해서는 현명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도발하는 사람들에게는 무관심이 가장 좋은 대응책이라는 판단에서이다. 한 네티즌은 "이런 사람 만약 만나면 소리치고 화내고 싸우고 그럴 게 아니라 이성적으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비웃으면서 무시하는 게 더 우리나라 이미지에 좋다고 생각한다"며 "그냥 시크하게 경찰에 신고하는 게 최고"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이들은 자신들 행위로 한국인들이 흥분해서 화내고 욱일승천기 뺏어서 찢고 때리고 욕하고 그런 포악한 반응을 유도하고 싶었던 건데 아무렇지않게 무시당해 오히려 자신들의 바보짓만 더 돋보였다"며 "일본인은 수치를 알아라"라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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