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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권정두 기자] 최근 온라인상에 ‘성관계 표준 계약서’라는 것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짐을 확인한다’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 계약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작성자와 출처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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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는 '성관계 표준 계약서' |
계약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맨 윗부분에는 ‘성관계 표준 계약서’라는 제목 아래 ‘계약 당사자 인적사항’으로 각각 남성과 여성의 이름 및 주민번호를 적도록 되어있다.
그 아래로는 ‘계약내용’이라며 ‘상기 두 사람은 2013년 7월 ( )일 오후 22시경, 아래와 같은 조건으로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짐을 확인합니다’라고 명기돼있다. 그리고 9개항의 상세한 계약내용이 빼곡히 적혀있다.
계약내용 9개항의 주요내용은 ▲강요, 협박, 약취, 유인, 매매춘 등의 사실이 없음 ▲상호 민·형사상 성인임을 상대에게 고지했음 ▲피임은 두 사람이 공동으로 노력하며, 만일 임신이 되어도 남자 측에 책임을 묻지 않음 ▲사진촬영, 녹음, 동영상촬영 등은 일체 하지 않음 ▲성관계는 일회성 만남을 원칙으로 하며, 성관계와 관련해 결혼·약혼 등을 약속한 사실이 없음 ▲성관계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해 각종 방법으로 상대방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성관계 사실을 알리거나 암시하는 행동을 하지 않음 ▲성관계를 빌미로 애인관계로의 발전을 요구하지 않고, 성관계 사실을 유포하겠다며 협박·강요하지 않음 ▲만일 각 사항을 어겼을 시 상대방은 모든 민·형사상 면책권을 가지며, 어긴 당사자는 1억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음 ▲이 표준계약서는 두 통을 작성해 각각 한 통씩 보관하며, 유효기간은 영구함 등 이다.
이처럼 계약내용은 성관계를 둘러싸고 벌어질 수 있는 각종 범죄와 소송제기의 가능성을 애초에 근절하고 있다. 최근 개방적인 성문화가 확산되면서 이를 이용한 범죄 역시 급증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남녀가 이른바 ‘원나잇’으로 불리는 하룻밤을 보낸 뒤, 이를 빌미로 돈을 갈취하거나 계속해서 성관계를 요구하는 사건은 이미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특히 협박의 수단으로 성관계 중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내밀기도 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 이 같은 범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성의 경우엔 ‘꽃뱀’도 공포의 대상이다. 멀쩡히 성관계를 가진 뒤 ‘성폭행’ 또는 ‘성매매’로 고소하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상대방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10대 가출청소년들이 이러한 범죄를 자주 일으키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성관계 표준 계약서’의 또 다른 등장 배경으로는 최근 강화된 성폭력 범죄 처벌 규정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법 개정을 통해 성폭력 범죄에서 친고죄 조항이 폐지됐다. 피해자의 고소가 없거나 합의가 이뤄져도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진 것이다. 때문에 성범죄자로 몰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계약서가 등장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성관계 표준 계약서’는 네티즌 사이에 화제와 함께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우선 이를 본 네티즌들은 “재미로 만든 것이겠지만, 세상이 흉흉해지다보니 별게 다 나온다”, “무고죄에 대한 남자들의 분노 표현일까”,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다”, “실제로 존재한다면 상당히 낯 뜨거운 계약서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계약서를 강하게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다. “잘못된 성 인식이 심각한 수준이다”, “강제로 서명하게 하고 성폭행이나 성매매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전적으로 남성 중심적인 계약서이고, 성폭력 처벌법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 등의 의견이었다.
반면 계약서 내용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네티즌도 있었다. “성관계를 빌미로 한 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방지차원에서 필요하다면 계약서 작성도 하나의 방법이다”, “남성의 경우 ‘꽃뱀’에 의해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 이런 계약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여차하면 아무 잘못 없이 전자발찌를 찰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으려면 계약서라도 써야 될 것 같다” 는 것이었다.
다만 이 계약서가 실제로 존재하더라도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선 공증이 있어야하며, 특히 이러한 반사회적 계약은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어 있다 하더라도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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