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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7.09 03:05

	유석재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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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블로그 운영자가 '태권 브이는 표절작'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랬더니 욕설 댓글과 반박·재반박으로 금세 게시판이 엉망이 되더라." 한 네티즌의 말처럼, '태권 브이 표절 문제'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정치적인 사안 못지않게 논쟁이 잘 불붙기로 유명한 주제다. 1970~8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30~40대들이 많은 추억을 갖고 있는 데다, 한·일 간의 민족 감정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광복절을 맞아 독도에 높이 13m짜리 태권 브이 철제 조형물을 세우겠다'는 한 조각가의 구상이 본지에 단독 보도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본 만화 표절 의혹이 일고 있는 로봇을 왜 독도에 세우려고 하느냐"는 얘기다. 1976년 김청기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 브이' 개봉 당시 다섯 살이었을 그 조각가는 네티즌의 비난이 빗발치자 모금 운동을 중단한 상태다.

태권 브이의 외모가 4년 앞서 나온 일본의 '마징가 제트'를 본떴다는 것은, 사실 그 시절 공책 뒷장에 수도 없이 연필로 두 로봇을 그려 봤을 세대에겐 싱거울 정도로 분명하다. 마징가의 각진 뿔을 곡선으로, 빗살 모양 입을 원형으로 바꾸는 등 약간의 변형을 거친 캐릭터가 태권 브이다. 모두 '로케트 주먹'을 사용하는 데다, '쇠돌이'(가부토 고지)의 할아버지가 마징가를 만들고 죽은 것처럼 '훈이'의 아버지는 태권 브이를 남기고 죽는다.

하지만 '태권 브이는 표절작이므로 이제 그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쉽게 동의할 수 없다. 표절작이란 단정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시대적 정서와 공감이 태권 브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아톰·마징가 같은 일본 로봇들만 판치던 시절, 제대로 된 마케팅과 함께 극장에 걸린 첫 '국산 로봇'이 태권 브이였다. 마징가와는 달리 태권도 3단 실력의 격투기를 구사했고, '메리'처럼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는 점도 일본 만화와는 다른 요소였다.

당시 문화력으로는 일본 만화의 영향을 뛰어넘을 수 없었지만, 40년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한국의 대표 로봇 캐릭터로 자리 잡는 데는 나름대로 힘이 있었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로 시작되는, 최창권이 작곡하고 최호섭이 부른 주제가 역시 아직도 누군가의 가슴을 뛰게 한다.

'처음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가치를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그 뒤의 긴 역사까지 한꺼번에 파묻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일제(日帝)가 만든 서울시청사 건물을 허물자'는 주장은 그 건물이 1926년부터 19년 동안 '조선총독부 경성부청'이었다는 것만 볼 뿐, 60년 넘게 '대한민국 서울시청'이었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있다. 애국가 작곡가에 대해 친일 논란이 있다 해서, 몇 세대에 걸쳐 국가(國歌)로 애창돼 온 사실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 태권 브이의 일부 표절은 인정하면서도 우리 문화 DNA에서 결코 '말끔하게' 그것을 지워버릴 수는 없는 이유다. 이제 그런 정도의 자신감과 여유는 가져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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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0 10:12:30신고 | 삭제
다만 안타까운 것은 태권브이의 성공이 한국 애니메이의 창조적인 포텐셜을 터트리지 못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그만큼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성장하기에는 마켓 사이즈를 비롯해서 여러 환경이 열악했다는 뜻이고,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 태권브이가 나왔다는 것은 사실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7,80년대를 살지 않았던 요즘 세대가 태권브이를 표절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013.07.10 10:04:31신고 | 삭제
암턴 빼도박도 못하게 표절인 스페이스 간담브이같은 작품하고 태권브이를 같은 차원에서 비교하기는 곤란하다. 태권브이는 열악한 환경에서 나름 포부를 가지고 창의력을 발휘해 만들어낸 역작이다. 그리고 작품이란 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징가가 나오기 까지는 아톰이나 철인28호같은 작품이 밑거름이 되었듯이 태권브이도 마징가를 밑거름으로 해서 태어난 것이다
2013.07.10 09:59:59신고 | 삭제
이런 논란 많이 있었을텐데 여기서 다시하는 것이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태권브이는 결코 마징가Z의 표절이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여러가지로 많이 참고해서 재창작을 한 아류작 정도로 해두자. 표절이란 논문의 한부분을 통째로 베끼거나 노래의 중요부분을 그대로 가져다가 쓴 것들이 표절이다. 물론 김청기 자신도 표절을 많이 했다. 대표적인게 스페이스 간담 브이이다.
2013.07.09 18:18:03신고 | 삭제
애국가 작곡자라도 친일이면 애국가 새롭게 작사해야 한다. 표절이 작품성 있다고, 어릴적추억이 있다고, 미.친.짖이다 일제는 반드시 청산해야하며, 표절은 배척해야 한다, 기본대로 살자.
2013.07.09 17:23:51신고 | 삭제
같은 논리라면 기무치도 그 자체로의 의미를 인정해줘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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