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세이
우리 태극기가 5천500년이나 됐다는 사실을 아는가?
세계 어떤 나라가 5천 년이 넘은 국기를 가지고 있을까? 아마 인류 4대 문명 발상지에 있는 나라들도 그렇지 못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태극기는 세계의 수많은 국기 중 유일하게 ‘우주의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만큼 신나고 자랑스러운 일이 어디 있는가?
5천500년 전 태호복희가 처음으로 만든 태극기는 아래 그림과 같다. 태호복희의 음양5행 우주는 음과 양, 두 가지 기운으로 이루어진다. 즉 긴 막대(−)로 표현되는 양효, 가운데가 나뉜 막대(−−)로 표현되는 음효로 구성되는 것이다. 그림의 8괘 중 다른 것은 몰라도 모두 양효로 이루어진 제일 위 건괘(☰)는 하늘을, 모두 음효로 이루어진 제일 아래 곤괘(☷)는 땅을 상징한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두 괘를 각각 첫 번째 하늘 괘 ‘1건천’, 마지막 8번째 땅 괘 ‘8곤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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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괘 3태극 ⓒ태호복희 |
그림에서 ‘1건천’의 왼쪽으로 ‘2태택 - 3리화 - 4진뢰’ 순으로 내려오고, 그 다음 다시 위로 올라가서 ‘1건천’의 오른쪽으로 ‘5손풍 - 6감수 - 7간산’ 순으로 내려와 맨 아래 ‘8곤지’가 된다. 즉 동서남북 방향으로는 해(불), 달(물), 하늘, 땅 — 천문 4괘가 각각 자리를 잡는다. 해와 달이 방향을 정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여기서 유의할 점은 윗방향이 남쪽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경복궁 남쪽에 환구단이 있고 중국의 자금성 남쪽에 천단이 있는 것이다.
대각선 남동, 남서, 북동, 북서 방향으로는 강, 바람, 벼락, 산 — 지리 4괘가 자리를 잡는다. 8괘의 배치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이 글에서 소개하는 것이 표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무릇 ‘천문지리 무불통달’이란 바로 이 8괘의 이치를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 3태극은 하늘과 땅과 사람을 뜻한다. 현재 태극기의 태극은 3태극이 아니라 2태극이다. 즉 하늘과 땅이 돌면서 사람을 창조하기 전의 불완전한 모습이다. 하늘과 땅과 사람, 즉 ‘천지인’이 동등하게 맞물려 있는 3태극이 완벽한 태극의 궁극적 모습이다. 참고로 1태극, 즉 원은 ‘무극’이라고 한다.
이 모든 것이 동양의 미신 수준이라고 냉소 짓는 서양 사대주의자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니까 우리는 학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는 가르쳐도 태호복희의 5원소는 안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탈레스는 물로, 헤라클레이토스는 불로,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로, …, 우주가 이루어졌다 주장했다는 세세한 내용까지 서양 것은 가르치면서 말이다.
대한제국의 국기로 8괘 태극을 사용하라는 고종황제의 어명을 받고 일본으로 간 사람이 바로 박영효 수신사다. 이를 보면 태호복희는 대한제국 시절만 해도 우리 민족의 가슴에 생생하게 살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박영효는 일본으로 같이 가던 영국 선장이 ‘8괘 태극은 중국이나 일본에도 흔해 어느 나라 국기인지 모른다’ 같이 충고하자 지리 4괘를 뺀 국기를 만들어 걸게 된다. 이것이 바로 ‘1건천 - 3리화 - 6감수 - 8곤지’ 천지 4괘로 만들어진 현재의 우리 태극기인 것이다.
태호복희는 중국에서 3황5제의 으뜸으로 거의 신이나 다름없이 숭배를 받고 있다. 화려하게 치장된 묘소가 여러 지역에 있고, 지자체들은 서로 자기 것이 진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출생지는 뚜렷하지 않은데, 유일하게 ‘환단고기’는 태호복희가 배달국 사람이라고 정확히 묘사하고 있다! 고조선 이전의 배달국 5대 태우의 환웅의 막내아들이라고 정확히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막내였기 때문에 중국으로 가서 진나라를 세우고 왕이 됐던 것이다.
‘환단고기’가 없으면 태호복희는 중국 사람이 되고 우리 태극기는 ‘Made in China’가 된다. 읽어보지도 않고 ‘환단고기’를 쓰레기 취급하는 사람들은 이를 명심하기 바란다. 문제는 태호복희만 잃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 역사의 잃어버린 고리 북부여, 민족의 수호신 치우천황, …, 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나는 ‘환단고기’를 100% 신봉하지 않지만 그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이라고 믿는다. 다른 나라는 없는 역사도 만드는데 왜 우리는 있는 역사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가. 더구나 식민사관 청산도 못한 주제에 말이다.
태호복희가 만든 환역과 음양5행 우주는 중국 주역의 바탕이 된다. 즉 태호복희 때문에 우리가 오늘날 새해 토정비결을 보고 결혼할 때 궁합을 보는 것이다. 그는 천문에도 밝아 24절기를 만들었고 우주의 이치를 담은 그림 ‘하도’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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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를 바둑판에 묘사한 것 ⓒ박석재 |
옛날 중국 사람들이 태호복희가 배달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심증은 여기저기 깔려있다. 중국 사람들이 묘사한 태호복희는 대체로 악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태호복희와 같은 현자가 그런 흉한 모습을 하고 있었겠는가? 이는 마치 일부 SF 영화에서 지구까지 쳐들어 올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외계인이 체액을 질질 흘리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것만큼 웃기는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우리의 조상 태호복희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태극기의 내력을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이상 없어야 하겠다. 그리고 이제는 명실공히 태극이 우리 것이 된 만큼 남북통일이 되면 태극기를 우리 붉은악마 응원단이 휘두르고 있는 8괘 3태극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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