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사당 안에 서 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이 일본·중국풍 논란으로 인해 국회에서 옮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9일 전해졌다.

국회 사무처는 최근 역사·조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충무공상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동상의 국회 존치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세종대왕상과 함께 본청 2층 본회의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설치된 이 동상은 줄곧 칼과 갑옷이 각각 일본식과 중국식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동상의 장검이 조선시대 때 검보다 너무 길어 일본 무사 검에 더 가깝고, 갑옷도 중국 복식풍이라는 것이다. 이 동상의 설치대에 적힌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이란 글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진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자문단 평가를 보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이달 안 또는 다음 달 초쯤 나올 최종 결론이 '문제 있다'고 나오면 동상을 교체해야 하지 않겠느냐. 관련 예상도 책정된 상태"라고 했다. 기존 동상을 국회에서 옮기는 대신 새로운 이순신 동상을 제작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이럴 경우 박 전 대통령의 글귀가 적힌 설치대는 계속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동상은 김경승 작가의 작품으로 당초 1973년 중앙청에 설치됐다가 중앙청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바뀌면서 1990년 말 국회로 옮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