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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라 앞날 망칠 눈먼 인종 純血주의
입력 : 2013.05.02 23:39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에서 깜찍한 춤 솜씨를 뽐낸 여덟 살 황민우군이 악성(惡性) 댓글에 시달려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황군은 인터넷 조회 수 15억건을 넘긴 '강남스타일'로 세계 네티즌 사이에서 '리틀 싸이'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가 베트남 사람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국내 일부 네티즌이 "열등 인종 잡종"이라며 갖은 욕설을 퍼부어대고 있다. 경찰은 특정 인터넷 사이트 회원 열 명이 지난 23일 황군 소속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다문화 XX가 한국에 산다는 게 X 같다' '뿌리부터 쓰레기'라는 댓글을 무더기로 올려 사이트를 마비시켰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에 사는 외국인이 140만명을 넘었다.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 학생도 5만6000명에 이른다. 이런데도 피부 색깔을 따지고 출신 국적에 따라 차별적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이 아직도 적지 않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낸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의 외국 문화 개방도는 57개국 중 56위를 기록했다. 문화적·정신적 쇄국(鎖國)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해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 여성 이자스민씨가 국회의원으로 뽑히자 일부 네티즌이 "불법 체류가 판치고 매매혼이 늘어나겠다"는 수준 미달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해댔다. 세계가 지금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헤아리지 못하는 눈먼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이렇게 섞여 있으니 다문화 가정 어린이·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고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는 게 뜻밖의 일이 아니다.
어린 나이에 외국으로 이민 가거나 입양된 한국인들이 국제기구 수장(首長)이 되고 그 나라 장관이 되는 것을 보며 그걸 한 개인의 성공담으로 여기고 호기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도 그 사회의 개방성을 배울 생각은 하지 못한다. 우리가 이런 폐쇄성을 고치지 못하면 우리나라, 우리 사회의 발전도 언젠가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역사상 세계를 선도(先導)했던 국가의 공통적 특성 중 하나가 인종·민족적 개방성이다. 2030년엔 외국인 이민자 300만명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저출산과 고령화에 부딪힐수록 더 많은 외국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온 세계가 인종과 국경을 넘어 어우러지고 경쟁하는 지금, 인종적 순혈(純血)주의는 나라의 앞날을 망치는 망상(妄想)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사는 외국인이 140만명을 넘었다.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 학생도 5만6000명에 이른다. 이런데도 피부 색깔을 따지고 출신 국적에 따라 차별적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이 아직도 적지 않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낸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의 외국 문화 개방도는 57개국 중 56위를 기록했다. 문화적·정신적 쇄국(鎖國)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해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 여성 이자스민씨가 국회의원으로 뽑히자 일부 네티즌이 "불법 체류가 판치고 매매혼이 늘어나겠다"는 수준 미달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해댔다. 세계가 지금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헤아리지 못하는 눈먼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이렇게 섞여 있으니 다문화 가정 어린이·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고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는 게 뜻밖의 일이 아니다.
어린 나이에 외국으로 이민 가거나 입양된 한국인들이 국제기구 수장(首長)이 되고 그 나라 장관이 되는 것을 보며 그걸 한 개인의 성공담으로 여기고 호기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도 그 사회의 개방성을 배울 생각은 하지 못한다. 우리가 이런 폐쇄성을 고치지 못하면 우리나라, 우리 사회의 발전도 언젠가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역사상 세계를 선도(先導)했던 국가의 공통적 특성 중 하나가 인종·민족적 개방성이다. 2030년엔 외국인 이민자 300만명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저출산과 고령화에 부딪힐수록 더 많은 외국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온 세계가 인종과 국경을 넘어 어우러지고 경쟁하는 지금, 인종적 순혈(純血)주의는 나라의 앞날을 망치는 망상(妄想)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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