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대구지부-일본 히로시마현교원조합 7년 간 공동 집필
- 개항기부터 1945년 이후까지 근현대사 다뤄
- 한일합병ㆍ위안부ㆍ강제징용 등 예민한 과거사도 포함…독도문제는 빠져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한국과 일본의 역사교사들이 양국의 근현대사를 중점적으로 다룬 공통역사교과서를 발간한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일본 히로시마교직원조합 소속 초중고교 역사교사 15명은 지난 2005년부터 약 7년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한ㆍ일공통역사교과서 부교재를 발간한다고 29일 밝혔다.
2005년에도 임진왜란 이후의 조선 후기 시대를 다룬 교재 ‘조선통신사’가 발간된 적은 있지만 개항기부터 1945년 광복 이후 시기까지 일제강점기가 포함된 근현대사 시기의 역사를 한국과 일본의 역사교사들이 공동집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판(한국과 일본, 그 사이의 역사)과 일본판(배움으로 이어가는 일본과 한국의 근현대사)이 양국에서 동시에 발간된다.
한일합병,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 양국의 해석이 크게 엇갈리는 문제들에 대해 서로의 시각을 충분히 반영해 청소년들이 객관적인 역사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서로의 이해가 다를 수 있는 용어는 논의를 거쳐 수정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매국노의 의미로 쓰이는 ‘친일파’는 일본 학생들에게는 ‘일본과 친하다’는 의미로 오해될 수 있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쓰기로 했다.
하지만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독도 영유권 문제는 여론을 고려해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번 교과서는 정부가 인정하는 검인정교과서가 아니므로 교사의 선택에 따라 부교재로 사용될 수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이 평화적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과거 역사를 확실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픈 역사일 수록 덮어두기보다는 서로가 더 잘알 수 있도록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동일한 내용의 공통교과서를 통해 두 나라 청소년이 공도의 역사인식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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