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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위안부기림비…미주한인사회 과잉열기

기사입력 2013-03-22 01:11:00 기사수정 2013-03-22 0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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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추진..단체간 불협화음 역기능도 우려

미주한인사회의 ‘위안부 기림비’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불협화음도 새어나오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위안부기림비는 지난 2010년 12월 해외 최초로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건립됐다. 2년여가 지난 지금 뉴욕 뉴저지에만 세 개가 건립됐고 상반기중 두 개가 추가될 예정이다.

서부지역에서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지난해 12월 세워진데 이어 인접한 글렌데일시에 곧 위안부기림비가 세워질 예정이다. 이밖에 시카고와 애틀랜타 등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주요 도시에서도 대부분 위안부기림비 건립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주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위안부 기림비 열기가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일본정부와 정치인들의 자극적인 문제제기가 도화선이 됐다. 뉴욕주재 일본총영사와 자민당소속 의원 4명이 잇따라 뉴저리 팰리세이즈팍 시를 방문해 이곳의 1호 기림비를 철거하는 조건으로 경제적 지원 등의 당근책을 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뉴욕타임스와 FOX-TV 등 주류 언론의 보도로 전국적인 이슈가 되자 한인사회가 너도나도 팔을 걷어부쳤다. 6월에 뉴욕주 롱아일랜드 현충원에 2호 기림비가 탄생했고 이달초엔 뉴저지 버겐카운티정부 청사옆에 기림비가 세워졌다.

뉴욕 플러싱에는 미주 최초로 기림비 건립과 함께 ‘위안부 기림길’ 지정이 추진되고 있고 21일 뉴욕한인회 차원에서 향후 계획 등 관련 발표도 있었다. 글렌데일에서는 시의회가 26일 위안부기림비 건립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서부 도시 최초로 ‘위안부의 날’(7월 30일)을 지정한 글렌데일은 센트럴 도서관 인근 공원에 소녀상 형태의 기림비를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풀러턴 어바인 지역도 기림비 건립안 후보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기림비 열기가 확산되면서 주도 단체간에 불협화음이 생기는가하면 문안과 형태, 방식이 각기 다르고 무엇보다 현지 시민사회의 여론 수렴없이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뉴저지 포트리의 경우 추진 단체간에 기림비와 소녀상 건립의 두가지 안을 놓고 대립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통해 상대를 비판하는 민망한 일까지 벌어졌다. 급하게 서두르다보니 문구 중 위안부의 ‘성적 서비스’라는 내용이 통과돼 이를 긴급 수정하겠다는 소동도 있어다.

위안부 소녀상의 경우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의 이미지를 부조형태로 만드는 것이지만 일본군국주의 전범기인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소녀상이 아시아 여러나라와 네덜란드 호주의 피해자까지 있는 위안부 이슈를 ‘한국’으로 축소시켜 한일간의 문제로만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이 부인하는 대표적인 전쟁범죄인 위안부의 역사를 알리는 기림비 건립운동의 취지는 바람직스럽지만 미국의 시민사회와 연계하지 않은 과도한 건립열기는 효과도 반감되고 자칫 역기능이 초래될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뉴욕과 뉴저지의 위안부 기림비 조경 및 관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백영현 1492그린클럽 회장은 “기림비 건립을 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은 선발 단체들이 후발 단체들에 건립 명분과 미국의 시민들과 연계하는 노하우를 알려줄 필요가 있는데 협조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로를 소닭보듯 하고 경쟁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기림비 건립의 취지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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