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임 '개념있네', 日에 항의 차원 기획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어! 위안부 소녀상이 2개나 있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불과 수십m 사이를 두고 2개가 보였기 때문이다.
'진짜' 소녀상은 일본대사관 정문 바로 건너편에 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율곡로 쪽 인도에 원래 소녀상과 똑같이 생긴 상징물이 등장했다. 지나는 시민들은 신기한 듯 휴대전화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사실 이 '소녀상'은 페이스북 모임 '개념있네' 회원 중 예술에 종사하는 이들이 일본측에 항의하고자 선보인 일종의 '침묵 퍼포먼스'다.
여성 모델이 원본 소녀상과 똑같은 배넷저고리와 치마 복장을 하고 금속 느낌이 나는 도료를 뿌려 똑같은 느낌을 냈다. 바로 옆에는 일본군 복장을 한 남자 모델이 거만한 자세로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서 있다.
'개념있네' 운영진 이승철(36)씨는 "위안부 문제가 그간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젊은 층 가운데는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최근 일본 록밴드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CD를 보낸 일 등과 관련해 항의를 표시하려고 이런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 일본 대사관을 바라보고 있는 위안부 평화비 '소녀상' (자료사진)
일반 직장인, 대학생을 비롯해 현직 대학교수, 예술가 등 다양한 직업군 종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2일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칭)의 날'을 맞아 독도와 관련한 역사적 지식을 묻는 '독도 지킴 성취도 평가' 문제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이승철씨는 "앞으로도 더 많은 국민에게 위안부와 독도문제 등을 알리기 위한 각종 퍼포먼스와 영상물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3/06 14:5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