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전문가 요시미 교수 "아베, 고노담화 부정하면 국제사회서 고립"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네덜란드인 여성 35명을 위안부로 동원한 이른바 '스마랑' 사건에 책임이 있는 일본군 간부들이 일본군에서 처벌을 받기는 커녕 출세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4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종군위안부 문제에 정통한 요시미 요시아키(吉見義明) 주오(中央)대 교수는 스마랑 사건 책임자들이 일본군에 의해 처벌받았다는 일부 일본인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훗날 국제 군사법정에서 처벌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군 내부에서는 오히려 출세가도를 달렸다는 것이다.
한 예로 요시미 교수는 스마랑 사건 책임자 중 한 명인 일본군 남방군 간부후보생 대대 대대장(소장)이 일본 군에서 사단장으로까지 승진했다고 소개했다.
스마랑 사건은 1944년 2월 일본군 남방군 제16군 간부후보생 대대가 민간인 억류소에 있던 네덜란드인 여성 35명을 인도네시아 스마랑의 위안소로 끌고 간 뒤 성노예로 삼은 사건으로, 아사히신문이 1992년 네덜란드 국립공문서관에서 판결문과 법정심문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종전후 1948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임시 국제군법회의때 재판부는 네덜란드 여성 35명 중 25명이 강제연행됐다고 인정하고, 일본인 책임자 11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또 책임자인 오카다 게이지(岡田慶治) 육군 소좌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시인한 고노(河野) 담화를 수정하려는 일본 우익들의 논리가 궤변임을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인 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본 자민당과 민주당, 무소속 의원 45명 등은 2007년 6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사실(THE FACTS)'이라는 제목하에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한 광고에서 육군의 명령으로 문제의 스마랑 위안소는 폐쇄됐고, 책임자는 처벌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도쿄신문은 작년 11월 일본 우파 저널리스트인 사쿠라이 요시코가 주도하는 `역사적 사실 위원회'가 일본 자민당과 민주당, 무소속 의원 39명과 함께 뉴저지주 지역지인 스타레저에 실은 광고가 대체로 2007년 WP광고와 비슷하지만 스마랑 사건에 대한 서술이 아예 빠졌다고 지적했다.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지금, 자신들의 논리를 깨는 역사적 사실을 거론하지 않은 셈이다.
요시미 교수는 "고노담화를 수정해 정부의 책임을 부정하면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며 "반대로 정부가 배상금을 내는 등 조치로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면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2/24 23: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