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일본에서 조총련과 손 잡나?

최근 일본의 유력 잡지가 "통일교가 자금난으로 궁지에 빠진 조총련을 구제해줄 조력자로 나섰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해 문선명 총재 사망 이후 일본내에서 통일교의 움직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잡지에 따르면 통일교가 자금난으로 경매에 넘겨진 조총련 본산인 조총련 중앙본부 빌딩을 대신 낙찰받아줄 것이라는 것. 경매에 부쳐진 이 빌딩을 낙찰받기 위해서는 45억~50억엔이 필요한데 이 돈의 대부분을 통일교가 지원할 것이라는 것이다.

내용도 구체적이다.

이 잡지는 익명의 정보관계자 말을 인용해 "만약에 통일교가 조총련 본부의 건물주가 되면 통일교회에 큰 이익이 될 것이다. 동경의 중심지를 손에 넣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과 관련한 여러 이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매에는 통일교회가 아닌 홍콩의 투자회사나 해외펀드 등 여러 형태로 위장해서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조총련 중앙빌딩을 낙찰받아 조총련에서 계속 사용하게 해주는 대신 북한에서의 사업에서 이권을 챙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통일교는 일본에서 많은 피해자를 만든 한국의 종교단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조총련 중앙빌딩 경매 이후 일본에서의 행보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정부가 통일교회 신자들이 낸 헌금을 해외에 송금할 수 없도록 법으로 묶어놓아 일본내 통일교회 헌금을 조총련 빌딩 낙찰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문선명 총재 사후 불거진 형제의 난을 비롯 어머니(한학자 총재)와 아들간의 혈족투쟁 등으로 분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통일교가 이번에는 일본에서 조총련과 어떤 게임을 벌일지 궁금하다. 잡지의 내용을 요약보도한다.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 무도관이 바로 인접한 도심의 중심지에 위치한 그 빌딩은 상주하는 사람이 격감하고 최고 전성기의 기세는 찾아볼 수 없다. 조직의 이탈이 진행되고 있는 현상을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약 2,400평방미터 부지에 솟아 있는 지상 10층, 지하 2층의 위용. 북한 산하의 재일 조선인 단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본산」인 조총련 중앙본부 빌딩이다. 조총련 일부에서 「후지미」라고 부르는 것은 중앙본부가 「치요타구 후지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액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빌딩과 토지는 모두 압류되어 있다. 금년 7월에 동경 지방법원이 경매절차 개시를 결정하여, 8월에는 지방법원 집행관이 건물의 구조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 현장조사를 했다. 이제는 지방법원에 의한 경매공시를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현재의 빌딩은 1986년에 건설되었으나 이전의 건물을 포함하면 약 반세기 동안 이곳에 계속 있었던 중앙본부. 그 「본산」의 함락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조총련 최고 간부의 표정은 밝다고 한다. 「이젠 괜찮다」는 말을 주변에 흘리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아베정권 탄생에 위기감

어떻게 된 일인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8월말에 북일 정부간 협의가 4년만에 북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진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와중에 북한측은 일본정부에 대해서 조총련 중앙본부를 경매에 걸지 말라고 강하게 주문을 한 듯 합니다. 그 요구를 일본정부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중앙본부의 장소를 북한 지도부는 북한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도는 국가주권이 걸린 문제라고 합니다. 실제로 격식이나 가격 모두 앞으로 그 정도의 건물을 손에 넣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매절차가 이미 시작되어 현지조사까지 진행하면서 경매가 중지 된다면 이례중의 이례다. 일본인 납치문제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론의 항의나 반발은 필연적이다. 경매는 보통 법원의 결정으로부터 수개월간 진행된다. 이제 와서 취소시킬 수 있겠는가?

「여기까지 절차가 진행된 이상 경매의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지금의 노다 요시히코 정권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해도 총선거를 통해 아베 신조 정권이 탄생하게 되면 후지미(조총련 중앙본부 빌딩을 지청)를 잃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조총련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경매에 부쳐져도 입찰에 거금을 투입해서 낙찰 받게 되면, 조총련 중앙에서는 계속해서 그 빌딩에서 계속 있을 수 있도록 보증해 줄 수 있는 유력한 자금 스폰서가 부상했습니다」라고 것이다.

「그곳은 통일교회입니다」.

통일교회(정식명칭은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로 말하자면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헌금하지 않으면 불행하게 된다」라는 등, 도자기나 인감을 고액으로 사게 하여 「영감상법」으로써 일본에서 많은 피해자를 만든 한국의 종교단체이다. 60~80년대의 냉전기에는 「멸공통일」을 내걸고 일본지부 간부 여성신자들이 동경내의 조선대학 앞에 서서 「당신들은 사탄의 자식이다 」라며 “승공강의”를 전개하는 등, 바로 조총련의 「천적」이었다. 그 통일교회가 곤경에 빠진 조총련 중앙본부의 구제에 나선다는 것이다.

원수가 이제는 굴지의 친북으로

북한과 적대관계를 계속해온 통일교회였으나 1991년에 교주인 문선명씨가 전격 방북, 북한의 수령인 김일성과 회담한 것을 계기로 융화노선으로 전향했다. 평양에서 보통강 호텔 경영과 자동차 조립공장을 시작으로 관광 비즈니스에도 진출, 지금은 「한국의 대표적 친북기업 그룹」으로 불릴 만큼 밀월관계이다. 지난 9월3일에 문선명총재가 93세로 사망했을 때, 북한은 고 문총재에게 「조국통일상」을 수여하고 김정은 제1총서기의 조전을 보냈고, 그것에 응하여 문씨의 7남이며 후계자인 형진씨가 방북, 평양에 있는 통일교회의 「세계평화센터」에서 장성택 북한노동당 행정부장 등 주요간부들의 조문을 받았다.

미국 출생인 문형진씨는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 정부가 방북을 경고해도 그것에 구속 받지 않고 북한에 들어갈 수 있다.

조총련 중앙본부 빌딩의 구제에 통일교회가 관여하는 일에 대한 협의는 한국 통일교회 본부의 최고 간부와 북한 지도부간에 금년 전반기에 이루어진 듯 하다. 북한 지도부를 대표하여 나온 사람은 김양건 당통일전선부장이라고 한다. 통일전선부는 대한, 대일 관계를 움직이는 공작기관으로써 조총련도 그 지도하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

8억엔(낙찰보증금의 20%)은 조총련이 준비해라

김양건 부장은 외교통 출신의 74세. 한국의 이명박 정권과 북한 당국과의 사이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실현 시키기 위해서 비밀교섭이 있었다는 것이 최근 밝혀졌으며, 그 당시 북한의 대표로서 싱가폴에서 이명박 정권과 접촉한 인물이다.

경매로 본부 빌딩을 낙찰하기 위해서는 45억~50억엔은 필요하다고 보이나,「(통일교회가) 만약에 조총련 본부의 건물주가 되면 통일교회에는 큰 이익이 될 것입니다. 동경의 중심지를 손에 넣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에게 은혜를 베풀게 됨으로써 평양과 관련한 여러 이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경매에는 통일교회 관계라고 바로 알 수 있는 이름이 아닌 홍콩의 투자회사나 해외펀드 등 여러 형태로 위장해서 관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보 관계자 코멘트) 하지만 통일교회 측에서 한가지 조건을 붙였다고 한다.

「법원에 납입할 보증금만큼은 조총련 스스로 만들기 바란다」

경매는 입찰 약 1개월 전에 법원이 공시하고 신문에도 공고된다. 다만 입찰 희망자는 스스로 지불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 법원이 정한 매각기준 가격(물건을 낙찰할 수 있는 대략의 최저기준 가격)의 20%를 「보증금」으로 입찰기간 중에 법원 구좌에 입금해야만 한다. 낙찰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보증금을 반환 받기 때문에 사전에 반환처를 법원에 알릴 필요가 있다.

통일교회로서는 「보증금(매각 기준가격이 40억엔 이면 8억엔)은 조총련이 내고, 낙찰이 되면 나머지는 이쪽에서 내겠다」라는 것이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의하면 평양의 지시를 받고 조총련 측이 보증금 확보를 위해서 조총련계의 유력한 상공인들에게 억단위의 협력을 의뢰했다고 한다.

낙찰에는 여전히 곡절이

조총련 중앙본부가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원인은 버블 붕괴와 엉망진창의 융자로 인해 90년대 후반으로부터 2000년대 전반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16곳 있었던 조선은행이 차례차례 파탄한 것에 기인한다. 세금 1조 수천억엔이 투입되어 조선은행은 재편되었으나 그 막대한 불량채권 가운데 「적어도 627억엔이 실질적으로는 조총련에의 융자였다」고 판단하고 회수에 착수한 것이 조선은행의 불량채권을 이어받은 정리회수기구(RCC)다. 담당하는 것은 반사회세력이나 정치가 등이 관련한 「전과가 있는」 불량채권을 취급하는 「특별회수부」다.

그러나 「조총련은 북일 국교 정상화 후에 일본 정부가 북한에 줄 배상금으로 갚겠다」며 상환에 응하지 않아, 양측의 대립이 깊어지는 국면이다. RCC는 조총련 중앙본부을 압류했고, RCC의 경매신청을 받아들인 동경 지방법원은 경매 절차의 개시를 결정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경매 결과가 어떻게 되든간에 조총련 중앙본부가 이대로 계속 눌러 있는 것도 문제가 아닌가」라는 목소리가 관계당국에는 강하다고 한다. 경매로 낙찰자가 결정되기에는 여전히 곡절이 예상된다.

통일교회로서도 문선명총재의 사후 얼마 되지 않아 문씨의 종교적 후계자인 7남과 기업측 후계자로 알려진 4남 사이에 지위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중심 간부도 뒤얽혀서 조직중추가 심각한 상황에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생전에 문총재가 심혈을 기울였던 국제축구대회인 「피스컵」이 중단되고 여자 축구팀도 해체가 결정되었다고 한다. 원인은 재정문제라며 수군거리고 있다.

일본 통일교회의 홍보국은 본지의 취재에 대해서 「한국측에 확인하였으나 (조총련 구제에 나서는) 그런 사실은 없다」고 한다며 문서로 답변했다.

경매가 언제 공시가 되어 어디에서 입찰에 참가할 것인가? 그 방면의 소식통의 눈은 그곳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