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원들이 일본 대마도를 국내로 둔갑시켜 연수를 다녀온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지방의회 연수를 주관하는 민간위탁기관인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각 지역 시·구·군의회는 대마도에서 1박을 포함한 '부산 2박3일 의정연수'를 국내 연수로 지정해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대마도 1박이 포함된 부산에서의 이 연수를 '국내 연수'로 실시하면 '국외 연수'에 적용되는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외 연수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운영기준 및 자금운용계획에 따라 의원 1인당 연간 지원금액이 180만원으로 한정된다. 하지만 국내 연수는 횟수나 지원금액에 대한 제한이 없고 각 자치조례에 따라 숙박비, 교통비, 식비 등을 지원받는다.
뿐만 아니라 국내 연수는 국외 연수에서 요구하는 '공무 국외 연수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의 시·구·군의회에서는 자치규약에 따라 '국외 연수'를 다녀오면 결과보고서를 만들어 시민이 볼 수 있게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고 있다.
그러나 대마도 일정이 포함된 국내 연수를 다녀온 지방의회에서는 국내 연수라는 이유로 해당 연수의 결과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마도 1박 일정이 포함된 연수를 국내 연수로 다녀온 곳은 3월 거창군의회, 금산군의회, 김천시의회, 5월 신안군의회, 6월 아산시의회, 강원도 고성군의회 등이다. 이들 의회 의원들은 부산 해운대에 있는 한 호텔에서 1박을 한 뒤 선박 편을 이용해 대마도로 건너간 뒤 현지에서 1박을 하고 돌아오는 일정을 소화했다. 문제의 연수에는 의원뿐 아니라 관련 공무원들이 동행했는데 한 번에 10~20여 명이 참여하는 규모로 진행됐다. 1인당 연수 비용은 60여 만원이었고, 지난 2009년에도 전국의 구·군 5~6곳이 이같은 방식으로 대마도를 국내 연수로 다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