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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8000명 미국서 '원정 성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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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8000명 미국서 '원정 성매매'

[중앙일보] 입력 2006.06.21 05:53 / 수정 2006.07.10 00:33

한국 정보당국 분석
[그 후 1년9개월] 9·24 성매매특별법 발효

2004년 9월 성매매처벌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지은희 당시 여성부 장관(맨 앞) 등 각계 인사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분수대 광장에서 풍선을 핀으로 터뜨리고 있다. 이 행사는 성매매 단속을 강화할 경우 성매매가 주택가 등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올라오는 현상)를 막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중앙포토]
미국 코네티컷주 남부의 워터베리에서 6월 2일 오후 9시 한국 여성 33명이 체포됐다. 워터베리의 경찰 관계자는 "마사지 업소에서 성행위가 이뤄진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두 달간 수사했다"며 "한인 마사지 업소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밀입국 한국 여성들에 의한 성 매매가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한국 정보 당국은 "미국 LA시 경찰국에서 2004년 이후 성 매매로 의심되는 한국 여성의 유입 규모가 8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국내 성 매매 단속이 강화되자 캐나다와 멕시코 등을 경유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원정 성 매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원인 중 하나로 2004년 9월 발효된 '성 매매 근절 특별법'을 꼽고 있다. 한쪽을 눌렀더니 다른쪽이 부풀어 오른 성매매 특별법의 풍선효과를 따져본다.

◆ 미국 내 '반(反) 한류'의 주범=지난해 6월 30일 400여 명의 미 연방수사국(FBI).국토안보부.경찰 합동 단속반은 LA와 샌프란시스코 일원에서 성 매매 혐의 여성 150명 등 모두 192명의 한국인을 체포했다. 미 NBC 등은 이 사건을 보도하며 태극기까지 화면에 내보냈다. 올 들어서도 뉴욕주.버지니아주 등 한인 밀집지역에서 한국 여성들이 성 매매로 잇따라 체포되고 있다. LA 경찰국 관계자는 "매달 체포되는 70~80명의 매춘여성 중 90%가 한국인"이라고도 했다.

한국 여성들의 성 매매는 최근 들어 교포 밀집지역을 벗어나 미 중부 내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미 사법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심지어 아파트에서 성 매매를 하다 적발되기도 해 일부 미국인은 한국 여성의 입주를 거부하는 등 반한(反韓) 정서도 생겨나고 있다고 정보 당국은 밝혔다.

미 국토안보부 이민세관단속국의 버지니아 카이스 공보담당관은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성 매매는 이민법 위반, 돈 세탁, 인권유린의 측면에서 미국적 가치에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 한.미 비자면제 협정에도 영향=미 국무부는 3월 2005년도 인권보고서 한국 부분에서 '미국으로(때로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경유해) 온 한국 여성들이 성적 착취를 위해 인신매매되고 있다'고 적었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4월 외교통상부.법무부.검찰청.경찰청 등에 원정 성 매매를 막기 위한 협의기구를 만든 데 이어 국제사법 공조도 강화하고 있다. 2005년 샌프란시스코 사건 뒤 한국.미국.캐나다 3개국은 성 매매 혐의자들에 대한 여권 발급 제한과 수사 공조 등을 논의하는 공동협의체를 가동했다.

특히 정부는 한.미 비자면제 협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 마이클 커비 총영사는 최근 미국 내 한국 여성들이 성 매매 혐의로 체포된 사례를 거론한 뒤 "비자면제국이 되려면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중요한데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하려면 국토안보부의 심사를 거쳐 미국 의회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며 "의원들이 원정 성 매매 등으로 한국에 부정적 인식을 가질 경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승희.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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