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한국 고교생 30여 명이 편의점에서 물건을 빼앗고 달아나는 강도 행각을 벌이는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손해 배상금을 내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현지 유력 도시 신문인 경화시보(京華時報)는 15일 오후 6시30분께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하오린쥐(好?居·좋은 이웃)' 편의점에서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한 현장 목격자는 당시 30여명의 건장한 청소년들이 웃고 떠들면서 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고, 잠시 후 여러 가지 물건을 손에 든 채 밖으로 나와 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 뒤에는 이 편의점 여 직원이 '강도를 잡아주세요'라고 애타게 외치며 뒤따라 갔다고 덧붙였다.

황씨로 알려진 이 여성은 당시 편의점에서 홀로 근무하고 있었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너무 놀라 사후 끊임없이 울먹이면서 횡설수설하는 이상한 모습까지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인근 주민들은 이들이 탄 관광 버스를 둘러싸고 떠나지 못하게 했고, 이후 학생들의 책임자와 통역은 손해배상을 약속하며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줄 것으로 부탁했다.

그러나 주민의 신고로 현지 파출소 경찰들이 15분 후 현장에 도착했고, 버스에서 담배, 맥주, 과자 등 약 1740위안(약 30만원)어치의 장물을 찾아냈다.

이 언론에 따르면 한국 측 책임자는 강도행각을 벌인 사람들이 모두 수학여행 중인 한국 고교생이며 술을 마셔서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고 했다. 또 이들이 연신 사과하며 선처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결국 현지 경찰의 조정으로 한국 측이 손해 배상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피해 편의점 측과 합의했다. 한국 측은 물품 배상액으로 2000위안, 여 직원 정신적 손해 비용으로 3000위안을 배상했고, 또 자진해서 그 직원의 한 달 월급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더 냈다. 총 금액은 1만위안(약 175만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여 직원 황씨는 병원에서 종합 건강검진을 받았고,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자 16일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사건 당시 너무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이라 많이 놀랐지만 아이들이 벌인 일인 만큼 더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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