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위안부 기림비 말뚝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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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위안부 기림비 말뚝테러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2.10.28 02:03

뉴저지서… 뉴욕선 ‘독도는 일본 땅’ 스티커 발견

미국서도 `독도는 일본 땅` 말뚝 미국 뉴저지 한인사회가 세운 일본군 강제 위안부 기림비가 말뚝 테러를 당한 현장 모습. 이 말뚝은 지난 6월 서울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테러 때 발견된 것과 똑같은 모양이다. 2010년 10월 세워진 기림비는 "일제에 의해 강제 납치돼 인권 유린을 당한 20만 명의 여성을 추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뉴욕 중앙일보]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팰팍) 일본군 강제 위안부 기림비에 26일(현지시간) 일본인 소행으로 추정되는 ‘말뚝테러’가 발생했다. 같은 날 뉴욕총영사관 민원실 현판에서도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스티커가 발견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20분쯤 팰팍 공립도서관 앞 위안부 기림비 옆에서 발견된 1m 길이 흰색 말뚝엔 일본어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는 일본 고유 영토 ’라는 검은색 문구가 새겨져 있다. 목격자 윤금종(68)씨는 “국화 화분을 갖다 놓으려다 말뚝을 발견했다”며 “범인이 급하게 떠난 탓인지 말뚝이 기림비에 비스듬히 걸쳐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범인은 기림비 위에 같은 문구가 적힌 다른 팻말을 놓아 두고 양면테이프를 붙여 고정했다.

이번 사건은 테러 방식과 말뚝 모양 등에서 지난 6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말뚝테러와 유사하다. 당시 사건은 일본 극우단체 대표인 스즈키 노부유키(鈴木伸之)의 소행으로 드러난 바 있다.

기림비 건립을 주도했던 시민참여센터 및 현지 한인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는 “이는 홀로코스트 센터에 독일인이 나치 상징 말뚝을 박은 것과 같다”며 “전체 미국 시민을 향한 야만적 테러”라고 규탄했다. 찰스 랭글, 빌 파스크렐 연방 하원의원도 비난 성명을 냈다.

서구권에선 처음 팰팍에 건립된 위안부 기림비는 미국은 물론 한국·일본에서도 큰 이슈가 됐다. 일본 정부는 올해 기림비 철거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제의했다가 빈축을 샀다. 한편 같은 날 오전 11시30분쯤 맨해튼 뉴욕 총영사관 민원실 입주 건물에서도 일본어·영어로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쓰인 가로 5㎝, 세로 5㎝ 길이의 스티커가 총영사관 안내판 밑에 붙어 있는 게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로툰도 시장은 “뉴욕·뉴저지에서 비슷한 사건이 동시에 발생해 조직적인 도발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이종행·박기수·서한서 뉴욕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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