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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우리나라 최고령 '일본군 위안부' 김복득(95·통영) 할머니가 지난 2010년 미국 최초로 '기림비'를 세운 뉴저지 버겐카운티 펠리세이드팍시(Pelisades Park city) 제임스 로툰도(James Rotundo) 시장을 만나 포옹하면서 했던 말이다.

한국을 방문한 펠라세이드팍시 시장 일행은 11일 오전 창원대 국제교류원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났다. 김복득 할머니와 김양주(90·창원), 김경애(83·창원) 할머니가 이 자리에 참석했다.

 우리나라 최고령 일본군 위안부 김복득(95) 할머니가 11일 오전 창원대 국제교류원에서 미국 최초로 '기림비'를 세운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펠리세이드팍시 제임스 로툰도 시장을 만나 포옹을 나누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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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라세이드팍시 인사로는 한국계 제이슨 김(Jason Kim) 부시장과 이종철 시의회의장이 참석했다. 또, 창원대 김명용 학생처장과 신기삼·김정기 교수,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송도자(통영거제), 이경희(마산창원진해)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셀리페이드팍시는 지난 2010년 10월 23일 공공도서관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세웠다. 통영거제시민모임은 통영과 거제에 위안부를 기리는 '정의의 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셀리페이드팍시 관계자들이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만남을 가진 것이다.

김명용 창원대 학생처장은 "위안부 문제는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인류와 인권에 대한 문제"라며 "미국 셀리페이드팍시는 기림비를 세워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 먼저 움직임이 있었는데 상당히 의미가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만남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경희 대표는 "뉴스로 미국에서 기림비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며 "훌륭한 일을 먼저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일은 한국 단체에도 많은 용기를 줬다"고 덧붙였다.

 미국 최초 기림비를 건립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펠리세이드팍시 시장 일행이 11일 창원대를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난 뒤 기념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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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셀리페이드팍시 제임스 로툰도 시장은 "우리는 조그마한 기림비를 세웠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아 자랑스럽다"며 "기림비를 처음에 만들 때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1년 5개월이 지나는 동안 백악관까지 영향을 미쳤고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곳곳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던 것에 대해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제2, 제3의 기림비가 만들어질 예정"이라며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인권의 문제로 받이들이고 있다, 기림비를 통해 반인류적이고 반윤리적인 문제들이 생겨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시는) 기림비를 도서관에 세웠는데, 교육의 의미가 있다"며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하는데 세계 곳곳에 비가 생겨 다음 세대에 교육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기림비가 인권의 전도사가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반대는 있었지만, 지금은 자랑으로 여겨"

현재 통영거제시민모임은 '정의의 비 건립위원회'(건립위원회)를 구성해 통영·거제에 '정의의 비'를 세우고자 하지만 갖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이 선정된 이유는 일제시대 위안부 할머니들이 통영항(강구안)에서 배를 타고 동남아 등지로 끌려갔기 때문이다. 건립위원회는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 비를 세우려고 했지만 반대 의견에 직면했다. 결국 통영 '정의의 비'는 남망산 공원에 세워질 예정이다. 거제 지역에는 아직 비를 세울 장소를 확정짓지 못했다.

 미국 최초 기림비를 건립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펠리세이드팍시 시장 일행이 11일 창원대를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난 뒤 기념촬영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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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자 대표는 "정의의 비를 세워 역사를 기록하고,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과 진실 부정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에서 '기림비'를 세웠다는 소식은 가슴 벅찬 희망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영·거제의 경우 장소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통영에서는 할머니들이 끌려갔던 장소이자 역사성이 있는 곳에 비를 세우고자 했지만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제임스 로툰도 시장에게 "미국에서는 도서관 부지에 기림비를 세웠는데, 반대 의견이 없었느냐"고 물었다.

제임스 로툰도 시장과 제이슨 김 부시장은 "우리가 역사에서 배워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지 않으면 더 흉직한 일이 생긴다"며 "우리는 배우기에 좋은 장소가 없는지 고민했고, 결국 도서관을 생각해냈다"고 답했다. 이어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가 2007년부터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한국의 '나눔의 집'에 다녀오기도 하면서 자료를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며 "그것이 계기가 돼 기림비를 도서관에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처음에는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이유는 한국에 관련된 비가 왜 미국에 있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교회나 상가에 비를 세워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문제는 전 세계 인류에 관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비가 교회나 상가에 있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모든 종교와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지금은 외지인들이 여행할 때 일부러 비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미국 최초 기림비를 건립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펠리세이드팍시 시장 일행이 11일 창원대를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오른쪽부터 제임스 로툰도 시장, 제임스 김 부시장, 이종철 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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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로툰도 시장과 제이슨 김 부시장은 "비를 세우고 난 뒤 일본 대사와 국회의원들이 와서 우리 시에 대한 갖가지 지원책을 제시하더니 나중에는 비를 없애달라고 했다"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제임스 로툰도 시장 일행은 간담회를 마치며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포옹을 나눴으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복득 할머니는 제임스 로툰 시장과 포옹하면서 밝게 웃었다. 할머니의 입에서는 "죽기 전에..."라는 말이 나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의 사죄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신고자 가운데 현재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60명뿐이다.

 미국 최초 기림비를 건립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펠리세이드팍시 시장 일행이 11일 창원대를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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