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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프리즘] 프로이센, 독도, 센카쿠 / 김규원

김규원 정치부 기자

독일은 1871년 프로이센의 총리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주도로 통일됐다. 독일 북동부의 작은 나라 프로이센은 베를린이 위치한 브란덴부르크와의 통합으로 독일 통일의 밑불을 지폈고, 비스마르크라는 강력한 지도자를 앞세워 통일의 위업을 완성했다.
그런데 이 프로이센은 현재 독일의 영토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프로이센 전체가 현재 폴란드와 러시아의 영토에 속해 있다. 어찌된 일일까? 1871년 통일 당시 비스마르크는 프로이센과 브란덴부르크를 비롯해 54만㎢의 영토를 확보했으나, 그의 후계자들은 전쟁을 벌여 그 영토 가운데 18만㎢를 잃었다. 여기에 프로이센이 포함됐다.
특히 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1차 대전 때 빌헬름 2세가 잃은 비스마르크 시대의 독일 영토를 되찾고, 비스마르크의 통일 때 포함되지 않았던 오스트리아까지 통합하려 했다. 그러나 결국 세계를 정복하려던 히틀러의 망상은 5000만명이 숨지는 인류 최대의 비극으로 끝났다.
2차 대전 뒤 전승국인 미국과 소련, 영국, 프랑스는 전쟁 전 독일의 영토 가운데 프로이센과 슐레지엔, 포젠 전체, 포메른 대부분, 브란덴부르크 일부를 폴란드와 러시아에 넘겨줬다. 남한 영토보다 더 넓은 11만㎢였다. 독일인과 폴란드인이 섞여 살던 독일 동부를 폴란드가 갖는 대신, 폴란드인과 러시아계가 섞여 살던 폴란드 동부를 소련이 차지했다. 소련은 부동항 쾨니히스베르크가 포함된 프로이센 북부까지 차지했다.
그런데 독일과 함께 2차 대전의 양대 전쟁범죄 국가인 일본의 경우는 달랐다. 영토가 온전히 지켜졌고, 미군이 점령했던 오키나와도 1972년 반환받았다. 이제 일본은 오히려 1905년 강탈한 독도를 내놓으라고 한국에 큰소리를 치고 있다. 또 1978년 중-일 우호조약 때 덩샤오핑과 묵시적으로 ‘현상 유지’를 합의한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도 국유화하려 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첫째, 전후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 미국은 전쟁을 끝낸 뒤 단독으로 일본을 점령해 처음엔 군부·재벌 해체, 전쟁 책임자 공직 추방 등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1949년 중국의 공산화와 1950년 6·25전쟁을 겪으면서 정책을 바꿨다. 소련에 맞서기 위해 요시다 시게루, 기시 노부스케 등 전범급 제국주의자들을 다시 등용했고, 재벌을 부활시켰으며, 좌익을 배제했다. 이른바 ‘역코스’였다. 일본은 너무 쉽게 사면장을 받았다.
둘째, 1945년 8월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해 태평양전쟁을 너무 빨리 끝냄으로써 주변 나라들이 대일본 전쟁에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미국이 핵무기를 쓰지 않았다면 소련과 중국, 어쩌면 한국까지도 전승국이 돼 전후 처리에 참여할 수도 있었다.
독일은 미국과 소련, 영국, 프랑스가 공동 점령함으로써 전후 처리에서 주변 나라들의 의사가 적절히 반영될 수 있었다. 독일에서처럼 일본에서도 전쟁 책임자들을 끝까지 처벌·배제하고, 국토를 분할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래도 일본이 제국주의의 피해자이면서도 전후에 나라가 분할되고 영토(간도)까지 빼앗긴 한국에 독도를 내놓으라고 감히 말할 수 있었을까? 사실 이런 고통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일본이 겪었어야 하는 일이다.
2차 대전의 죗값으로 분단된 독일은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에 가서 피해자들의 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스스로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고, 법률로 나치즘을 금지하고 있다. 심지어 1990년 11월 재통일한 독일은 헌법을 개정하고 폴란드와 조약을 맺어, 프로이센을 포함해 2차 대전으로 잃은 옛 영토를 모두 포기했다. 독일이 거저 유럽연합의 리더가 된 것이 아니다.
김규원 정치부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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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te9071
    옮겨진 후에도 미국이 참전한 전쟁들은 지리적으로 숫자는 줄었어도 국가적으로 규모가 커졌어요. "유엔" 본부를 옮길 때부터 미국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이자는 취지였는데, 오히려 "키신저" 시대 때보다 지능적이 되면서 폭력 규모가 커져서 힘이 너무 많이 쏠렸다는 것이죠.  10월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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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te9071
    "고이즈미" 내각도 주장했던 내용이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현재 상황이 더 중하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안건 제의를 통해서 마치 한국이 일본의 뒤를 따른다는 선전 효과를 외교가를 통해 확산시키고 더군다나 "유엔"이 미국으로  10월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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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jh7160
    시원스러운 설명이 고맙습니다. 몰염치한 괴물이요,석두변견두들의 광기로 대동아가 씨끄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지요?  10월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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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히로히또 천황의 명을 어기고 거역하지 말라. 히로히도 천황은 독도는 한국령으로 이미 결정 햇다. 천황이 죽고 없다고 함부로 뒤집지 마라. 이는 불손한 행위 이다.  10월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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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 문제는 한일 합방은 일본에 메이지 천황이 억지로 한것이고 전쟁 패전후 일본 에는 히로히또 천황이 승인하에 분활된것으로 일본도 천황에 명을 받들어야 한다. 엄현히 히로히또 천황은 한국인 역시 국민이고 패전에서 공정한 분활하는 천황이 승인한 사항이다.  10월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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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합방은 정치적 통합으로 태평양 전쟁에서 한국도 일본과 동일한 범위에 있다는거다.피할수 없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자유 무역과 동남아등 세계가 영국 프랑스 네델란드 등에서 해방을 맞이 하게 된다. 무엇보다 식민 경제 무역에서 자유무역으로 전환하게 된 역사에 한국도  10월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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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kyooj
    일본의 독도에 대한 뗑깡은 잃을게 없다는 심산일지 모르겠습니다.그러나 어떤 피해보다 큰 피해는 주변국의 신뢰와 마음을 잃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10월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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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위 글에 대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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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kuk101
    이것은없는
    진짜 세계사를 배워야 말라

    역사와 환상을 혼동하지 말라  10월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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