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제주를 등지고 떠날 때 나이가 10대 후반부터 20대 한창 젊은 나이인데 60년이 훨씬 넘었다. 일본 땅을 밟는 순간부터 핍박과 멸시 속에서 온갖 고난의 인생항로가 시작되었다. 막장을 하면서 피와 땀, 눈물로 범벅된 고된 삶을 살면서도 조국과 고향인 제주를 잊지 않고 살아왔다.

 

제주인의 근면과 강인한 끈기의 정신을 지키면서 제대로 먹거나 입지 않고 근검절약을 했던 것이다. 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살기 어려운 낙후지역인 고향을 살리겠다는 애향심은 대단했다. 재일동포 1세대들의 전폭적인 성금 지원은 제주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60~70년대 마을마다 전기와 수도를 가설시켜 문화와 위생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1970년 초부터 감귤묘목지원사업은 고소득 작물로 부상하여 감귤농가들의 경제적인 부를 일으켜 잘사는 부촌으로의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이처럼 제주가 어려운 시기에 많은 도움을 주었음에도 도민들은 그 은혜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재일동포 1세대 가운데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이 꽤 있다고 한다.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은 노인요양시설이나 재가복지센터에서 쓸쓸하게 여생을 보내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고향을 한번도 찾지 못하는 노인들도 많다. 그리고 생계비와 의료비 등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노인들도 꽤 있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 도민들이 나서서 고향방문과 생계비를 도와주어야 할 때다. 지난해에 이어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제주문화방송국(제주MBC)이 재일제주인 1세대 돕기 특별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9월 21일까지 진행되지만, 현재 참여가 매우 적다고 한다. 따뜻한 동포애 정신으로 고향방문과 생계비를 돕는데 적극 참여하길 간절하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