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07.21 08:30 | 최종 수정시간 11.07.21 08:35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과 관련해 KBS 특별생방송에 출연하기로 했던 인기그룹 JYJ가 주최 측으로부터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받아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20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라디오21 ‘이기호의 폴리스코프’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꼼꼼히 분석해 눈길을 모았다.
그동안 JYJ사건을 취재해온 김범태 기자의 인터뷰로 시작된 이날 프로그램에서 김 기자는 “JYJ는 그동안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한 로고송을 부르고, 자체 동영상을 제작해 국내외 팬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쳐왔다”며 “이 영상은 블로그, 트위터 등에 올려진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수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주도는 그동안 경쟁 도시에 비해 낮은 국제적 인지도로 인해 외국인 투표가 절실했다”며 “JYJ의 홍보활동으로 제주도는 국내외에서 빠른 인지도 상승효과를 구가했고, JYJ의 권유로 국내외에서 팬들이 제주에 투표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팬들은 JYJ의 인기를 이용해 7대 경관 선정 투표를 하도록 유도해놓고 막상 공연의 출연은 취소해 버렸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며 일부 팬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KBS 시청거부 운동, 수신료 납부 거부운동 등을 소개하고, “KBS 뿐만 아니라 한국 방송 전체가 한순간에 국제적 비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촌평을 남기기도 했다.
“소녀시대와 F(x)의 출연이 더 효과적이라고 봤다”는 KBS제주 측의 해명에 대해서도 그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출연진 섭외와 결정은 방송사와 제작진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했지만 “하지만 상식선의 ‘정도’라는 게 있다”며 “‘홍보대사’로 활동한 가수들에게 하루아침에 출연 취소를 통보할 수 있는 구조는 횡포를 넘어선 폭력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소탐제실’이라는 신조어는 여기에서 나왔다.
진행자인 이기호 기자가 “소탐제실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김 기자는 “‘소녀시대 탐하다 제이와이제이 잃는다’라는 말”이라며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정작 중요한 것을 잃고 신의를 저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가리킨다”고 재치 있게 답변해 청취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JYJ의 출연이 무산될 때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가수들의 대신 출연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김 기자는 “JYJ 날자, SM 떨어졌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고 있다”며 방송가에 나돌고 있는 ‘배후외압설’을 거론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 후반부에 김 기자는 “종편시대가 열리면 방송사의 ‘스타 모시기’는 더욱 가열될 것”이라며 “기획사의 영향력이 한층 더 커질 가능성이 높고, 방송사의 눈치 보기는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말하고, “무엇보다 연예계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국민과 대중, 그리고 정치권의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반 팬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진행자인 이 기자는 클로징멘트를 통해 “거듭 말씀드리지만, JYJ를 옹호하거나 이들의 입장을 변론하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보이지 않는 불합리한 구조에 희생당하고 비정상적이고 불공정한 환경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이 연예인이건 노동자이건 정치인이건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한 외국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의 방송매체들이 아직도 열린 마음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JYJ의 활동이 모두 다 한국을 위한 것이라는 걸 정녕 모르느냐”고 반문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JYJ멤버들이 알고, 보고, 듣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묵묵한 저항을 지지하며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다”는 격려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JYJ측 “KBS ‘외압, 절대 없다’더니”
이재은 부장 “공정위 이미 신고, 하반기 앨범, 투어 준비 중”
김 기자에 이어 인터뷰에 응한 JYJ의 종합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프레인의 이재은 부장은 “가장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은 이번 방송의 기본 취지”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섭외 받았을 때 제주KBS측에 ‘간혹 외압이 발생하는 일이 있어서 아티스트 보호 차원에서 확실하지 않으면 섭외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까지 이야기했고 ‘절대 그런 일은 없다’며 ‘이번 방송은 제주를 알리는 특별방송이고 JYJ는 홍보대사인데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라고 반문까지 했었지만 공연 4일전 큐시트까지 받은 상태에서 일방적 취소 통보를 했습니다.”
이 부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신고접수공문도 받았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담당 조사관은 증거가 충분하다고 말했다”고 소개한 이 부장은 “문제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고 계속 반복되는 현 상황”며 “법원에서 전 소속사의 부당한 방해 행위에 대해 배상 판결까지 받았지만 상식을 벗어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작든 크든 이런 부당한 일이 있을 때마다 제소하고 소송을 제기했다”며 “모두 본안 소송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또 “우선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취했고 앞으로는 본안 소송의 결과를 앞당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홍보대사직이나 제주도에 대한 문제제기는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JYJ는 현재 하반기 앨범 발매와 투어를 구상하고 있다. 이 부장은 “워낙 월드와이드한 그룹이다 보니 스케일이 커서 하반기 전체를 보고 구상하고 있다”며 “월드투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숨고르기 하려고 했는데 국내는 물론이고 미주, 유럽 등지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어서 바로 준비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와이드 두 번째 앨범도 준비 중이다.
JYJ멤버들의 근황에 대한 질문에는 “멤버들은 누구보다 의연하다”며 “목표한 길을 잘 가고 있다”고 말하고, 오히려 “다만 JYJ 팬이란 이유로 이런 부당한 일들을 겪어야 하는 팬들에 대한 걱정이 매우 크다”며 “팬들을 위해서라도 의연해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JYJ 세 사람이 팬들에게 가지는 감정은 특별합니다. 그리고 팬들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한데요. 말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우리 팬들은’이라는 표현을 하는 걸 보면 힘든 일을 겪으며 더 단단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JYJ의 음악과 세 사람의 꿈을 사랑해 주시는 팬 분들이 있어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이번 일로 많이 속상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부장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팬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을 포함한 대중들이 응원해주셨다”며 “JYJ가 불공정에 맞서 싸우고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돼서 고마운 면도 있다”고 말하고, “이번 일은 제주를 알리는 일과는 무관하므로 JYJ는 월드스타로서 세계에 한국의 우수성과 아름다운 제주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적 성원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