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10.12.06 03:07 | 최종 수정시간 11.07.21 08:38
공중파 방송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이하 JYJ) 동방신기 3인의 새 앨범을 인터넷 방송 <라디오21>이 지난 주말 특집방송해 서버가 두 차례 다운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과의 불공정 계약 소송 문제로 정규방송에서 이들의 새 노래를 듣지 못한 팬들이 인터넷방송에서 사실관계를 집중조명하며 노래를 틀어주자 무더기로 몰린 때문이다.
<이기호기자의 폴리스코프>는 지난 4일 밤 “JYJ의 노래나 모습을 한국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이유”라는 주제로 투데이코리아 김범태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하는 등 특집 방송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JYJ는 지난 10월 첫 음반 ‘더 비기닝’을 발매했지만 음반을 발표한지 두 달이 다 돼 가도록 TV나 라디오 전파를 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제31회 청룡영화상’ 축하 공연 가수로 내정돼 있었으나 이들의 출연은 무산됐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전속권을 놓고 법적분쟁 중으로 출연 정지를 받고 있기 때문.
앞서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회(이하 문산연)는 각 방송사에 “SM과 3인 멤버 간의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들이 활동을 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연예계 자체의 질서 유지가 필요하다는 맥락에서 공문을 발송하게 됐다”고 방송 출연 자제와 관련한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문산연은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드라마제작자협회, 영화인회의,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뮤지컬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광고모델사업자협회 등 8개 연예산업 사업자가 2008년 3월26일 결성한 단체로 2009년 7월14일 문광부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를 받았다.
김 기자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들은 음반 발매 이후에 한 번도 방송에 서지 못했고 라디오에서조차 들을 수 없다”며 “지금 라디오21 청취자 여러분이 들으신 이번 음악이 한국방송에서 처음이다”고 이날 방송의 의미를 지적했다.
김 기자는 이어 “많은 분들이 그 원인으로 전속권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러나 그 중심에는 문산연이라는 한 단체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10월 13일 문산연이 지상파, 케이블 방송사 음원 및 음반 유통사에 ‘JYJ 출연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사실을 언급했다.
김 기자는 “논란이 확산되자 문산연 신연택 회장이 인터뷰 통해 ‘이 문서는 일종의 의견서일뿐 강제력은 없다’면서 ‘억압적인 제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하고 나섰다”며 “바로 이 부분에서 대중의 의문이 증폭됐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문산연 주장대로 강제력이 없다면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각 방송사에서 다발적으로 JYJ 출연을 보이콧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설될 수 있다”며 “과연 그럴까, 내막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고 꼬집었다.
김 기자는 JYJ의 향후 행보 관련해 “9개 단체 800여개 회원사가 가입된 문산연이라는 거대 단체와 대중문화 관련 단체들이 공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 JYJ를 출연시키는데 상당한 부담감이 작용하는 것 같다”며 “SM불공정에 반기를 들고 독립한 후에 지금까지 갖가지 파도와 싸워온 JYJ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도 관심사항이다”고 밝혔다.
“JYJ-SM 대결, 연예계 공정사회 구현 싸움”
김 기자는 또 “JYJ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분쟁이 시작된 이후의 불과 15개월 사이에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를 잘 견뎌왔다”며 “그러나 앞으로 이들이 헤쳐 나가야 될 장벽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들이 앞으로 자신들에게 맡겨진 삶의 무게를 어떻게 견뎌내면서 목표를 향해서 나아갈 것인지 기대와 관심이 교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 이기호 정치전문기자는 마무리 멘트에서 “일각에서는 JYJ와 SM의 싸움을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에 비유하기도 한다”며 “그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을 것이다”고 논평했다.
이 기자는 “그런데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한국 연예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지 또 아니면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그건 두고 봐야 될 것 같다”며 또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배워왔던 내용, 또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에 말했던 내용, 도덕 책에 나오는 내용이 바로 공정한 사회이다”라면서 “민주주의 사회를 살고 있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데, 사실 여기에 위배되는 내용이 있다면 이 기회에 좀 치열하게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이번 사태의 의미를 지적했다.
이 기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어떤 불공정계약을 맺고 불공정하게 중소기업에 기회들을 뺏고 있는지”라며 “대형엔터티엔먼트, 대형연예기획사도 혹시 이런 좋지 않은 모양들을 배우고 있다면 그것은 조금 고민해서 바로 잡아야 될 문제가 아닌 듯싶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앞으로도 JYJ와 관련된 순서나 곡 소개나 이런 기회가 있으면 저희 쪽에서는 얼마든지 적극적으로 해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계속 기대해 달라”고 JYJ 팬들에게 당부했다.
이후 <이기호기자의 폴리스코프>는 JYJ의 새 앨범 ‘더 비기닝’의 곡들을 더 틀어줬고 해당내용은 급속하게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전파돼 팬들이 <라디오21>로 몰려들어왔다. <라디오21>은 몰려드는 국내팬 뿐 아니라 해외팬들을 위해 별도의 게시판 란 코너를 만들어 청취자들의 의견을 받았다. 또한 <라디오21>은 주말 JYJ와 동방신기 노래를 밤새도록 방송했다.
해당 방송을 들은 당사자 김재중, 김준수씨는 트위터에 “라디오21 감사합니다”란 감사멘션을 올리기도 했다. JYJ팬들은 해당 내용을 별도의 음성파일로 만들어 팬카페와 블로그, 트위터에 퍼나르고 있다.
인터넷과 <라디오21> 특별 게시판에는 “감동했습니다”, “한국 방송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라디오21땜에 오늘하루를 기분 좋게 끝냈습니다”라는 국내 팬들 뿐 아니라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감사합니다)”, “謝！！(감사합니다) 등 일본과 중국 팬들의 글들도 쇄도했다.
<라디오21>은 지난 주말 1일 90만 조회수를 갱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사상 최대의 조회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