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월급쟁이의 절반 이상이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본지가 통계청이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지역별 고용조사의 임금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1년 4분기를 기준으로 전체 1731만명의 임금근로자 가운데 13.9%인 241만명의 월급이 100만원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월급이 100만~200만원인 사람은 699만명으로 전체 40.4%였다. 두 계층을 합하면 54.3%여서 임금 근로자 두 명 중 한 사람이 월 200만원도 못 받는 일자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4인 가족 최저생계비가 149만5000원임을 감안하면 2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아 세금과 사회보험 등을 떼고 나면 겨우 기본생활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외벌이로는 생활이 힘들기 때문에 맞벌이 전선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내용이 분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대부분 비정규직인 임시·일용직 524만명 가운데 무려 87.7%가 월 200만원 미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정규직인 상용직은 이 비율이 42.2%로 훨씬 낮았다. 우리 사회의 빈곤 및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 이번 분석 결과, 대졸자들이 질 낮은 일자리로 밀려나는 현상도 드러났다. 대졸 이상 학력자의 27%가 월 200만원 미만을 받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매달 취업자가 전년 대비 50만명 정도씩 늘어난다는 통계를 근거로 고용 상황이 좋다고 얘기하는 정부 주장에 맹점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질 낮은 일자리만 창출되다 보니 생활이 안 돼 다른 가족 구성원까지 생계 전선으로 뛰어들면서 취업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