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형주 기자 foru82@chosun.com
최근
호주
등지에서 한국인 원정 성매매단이 적발되는 등 국제적으로 한국의 성매매 문제가 제기되자 국제 성매매 예방 단체인 '낫포세일(Not For Sale)'이 한국에 지부를 설립한다.
18일 방한한 낫포세일 대표 데이비드 뱃스톤
<사진>
미 샌프란시스코대 교수는 "올해 안에 한국 지부를 만들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 있는 성매매 피해자를 찾아내 자립할 수 있게 하겠다"며 "특히 한국에서는 불법 사금융과 연계된 국제 성매매 예방을 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낫포세일은 2006년 아동 노동력 착취와 성매매를 막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뱃스톤 교수는 200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인 성매매 여성들을 만났다. "당시 FBI와 협력해 한 마사지숍에서 일하던 한국인 성매매 여성 100명을 적발했다"며 "당시 이 여성들은 모두 추방됐는데 나중에 소식을 들어보니 대부분 한국에서 다시 성매매를 하거나 가족에게 외면받는다고 들었다"고 했다.
뱃스톤 교수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불법 사금융 근절 대책에 주목했다. "한국에는 여대생이 사채업자에게 학자금을 빌린 뒤 이를 갚지 못해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불법 사채와 연계되면 성매매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빚이 계속 불어나 결국 성매매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소득 2만달러가 넘는 선진국인데 국제 성매매가 성행한다는 것은 독특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저개발 국가의 가난한 여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외국에 나가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해외 원정 성매매 문제는 심각하다. 미국과 호주 정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성매매 여성 네 명 중 한 명(23.5%), 호주는 다섯 명 중 한 명(17%)이 한국인이다. 성매매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을 정도다. 국내 성매매 시장도 약 1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성매매 업소가 4만6000여곳에 달하고 성매매 여성도 27만명이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비자발적으로 성매매를 시작한 여성들은 성매매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어도 대부분 특별한 기술이 없어 취업이 안 된다"며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직업 교육을 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낫포세일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인도 등에 연구소·공장·교육기관 등을 세웠다. 성매매 전력이 있는 여성이나 아동을 교육하고 채용한다. 유기농 차 음료를 개발하거나 유명 요리사의 재능 기부를 받아 요리사 취업교육을 하는 방식이다. 6년간 750명의 어린이와 여성이 취업했다. 그는 "산업에는 산업으로 대응해야 된다"며 "우리를 자선단체가 아닌 철저히 이익을 내서 성매매 예방에 재투자하는 '기업'으로 봐달라"고 했다. "성매매는 이미 돈벌이가 잘되는 거대한 사업이 됐다. 단순히 '성매매는 나쁘니 그만둬라'고 하면 효과가 없다. 성매매보다 훨씬 이익이 큰 사업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뱃스톤 교수는 한국 지부를 만들게 된 또 다른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심각한 성매매 실태를 바로 잡을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이를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낫포세일은 중국에 있는 탈북 여성이나 어린이의 인신매매와 성매매를 막기 위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낫 포 세일(Not For Sale)
'나는 판매용 물건이 아니다'는 의미로 2006년 아동 노동력 착취나 성매매를 막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가 있고 시드니·암스테르담·프놈펜 등 10개 도시에 사무실이 있다. 연구소·공장·교육기관 등을 세워 노동력 착취나 성매매 피해자를 교육하고 채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