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 항일드라마라기엔 ‘살짝’ 아쉬운 이유

‘각시탈’ 항일드라마라기엔 ‘살짝’ 아쉬운 이유

[뉴스엔] 입력 2012.07.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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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미겸 기자]

'각시탈' 항일 정신이 더 강조되길 바라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시탈’(극본 유현미/연출 윤성식 차영훈)은 방송 전부터 '항일 드라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작진은 "'각시탈'에 있는 항일 정신 탓에 일부 한류 배우들이 캐스팅을 고사했다"고 증언했으며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통쾌한 한 방을 선사하겠다는 기획 의도도 보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각시탈'에서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의 악랄한 만행을 제대로 다뤄주길 원했다.

그런데 '각시탈'이 16회 방송될까지 시청자 갈증은 그다지 해결되지 않았다. 조선인을 때려잡는 악귀로 돌변한 기무라 슌지(박기웅 분)에게 정당성이 있다는 것이 먼저 어쩔 수 없는 이유다. 슌지는 각시탈이 자신의 형 켄지(박주형 분)를 죽이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으며 독립군 딸 오목단(진세연 분)에게 버림받아 돌변한 캐릭터다.

비록 최근에는 도 넘은 광기를 보여주고 있긴 하나 슌지가 "내가 괴물로 변해가는 것 같다"고 눈물로 호소한 장면이 동정심을 자극했다.

오히려 독립군으로 활약해야 할 여주인공 오목단은 최근 민폐 캐릭터라는 오명을 입고 있다. '각시탈' 1회 매국노 이공 장례식 영정사진에 돌을 던지고, 경성 고등법원에 몰래 드러가 일본 형사에 칼을 던지는 등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던 오목단의 힘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오목단은 이강토(주원 분)를 잡는 미끼로 이용된지 오래다. 오목단에 의해 이강토가 여러 번 위기에 몰리는 장면이 연출된 것. 초반 대활약이 예고되던 목단의 아버지 담사리(전노민 분) 역시 일한 합방식에 폭탄을 터뜨리려 했으나 슌지에게 붙잡혀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백건(전현 분)의 활약도 미미하다. 외팔이 무사 백건은 충분히 관심을 끌 수 있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경성에서 구두를 닦으며 소식통 역만 하고 있다.

경무국장 위치에 있는 콘노 코지(김응수 분)도 표면적으로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코지는 7월 19일 방송된 '각시탈' 16회에서 대못상자 고문에 뛰어드려는 오목단을 뜯어 말렸다. 코지는 오목단을 잡아채 “이런 맹랑한 년이 있나. 겁 안 나냐. 앞날이 창창한 년이 아깝지도 않아? 한 마디만 털어 놓으면 살려줄 텐데"라고 소리를 질렀다. 극중 코지가 내선일체를 주장하는 원칙주의자이기는 하나 인간적 면모가 그려져 일부 시청자들 불만을 자극한 것.

하지만 '각시탈' 항일 정신이 아예 그려지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담사리가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 목담사리는 목숨이 끊어져도 아니 죽어서도 군사적 경찰적 파쇼적인 일본 제국주의에 조선 통치를 반대할 것이다"며 당당히 독립군가를 부르는 장면, 담사리가 故 최명희의 불후의 역작 '혼불'을 인용한 명대사를 읊었을 때에는 시청자 호평이 이어졌다.

담사리는 이강토의 "대 일본제국이 조선도 모자라 만주 땅까지 먹을 거라는데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냐"는 질문에 "물론 무모해 보이겠지. 계란 껍데기 한 겹, 그까짓 거 바위 모퉁이에 맞으면 그냥 깨져 버리겠지. 하지만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고 계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네. 바위는 세월이 가면 부서져 모래가 되겠지만 언젠가 그 모래를 밟고 계란 속에서 태어날 병아리가 있을 걸세. 살인적인 압박과 일본 제국주의의 폭력도 계란을 이길 수 없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고 대답해 시청자 감동을 자아냈다.

실제 '혼불'에서는 "좌르르, 속이 쏟아져 버리는 알 하나. 그것이 바위를 부수겠다, 온몸을 던져 치면 세상이 웃을 것이다. 하지만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요, 달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니, 바위는 부서져 모래가 되지만, 달걀은 깨어나 바위를 넘는다. 저 견강해 보이는 일본 제국주의 철옹성 살인적인 압박과 폭력도 달걀 한 개를 이길 수 없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우리는 믿었지. 달걀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이었어"라는 글귀가 등장한다.

이를 이용해 항일 정신을 드러낸 '각시탈' 명장면이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실제 있었던 백의 말살 정책에 대한 각시탈의 통쾌 복수극도 시청자가 원하는 점을 제대로 짚어냈다.

일본 형사들은 7월 18일 방송된 '각시탈' 15회에서 관청에 출입하는 흰 옷 입은 조선인들에게 먹물을 끼얹고 구타했다. 흰 옷 입은 조선인들은 관청 출입도 금지당했다. 실제로 1932년에 이르면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은 면사무소 등 행정 관청에 출입할 수 없도록 했으며 1934년 2월부터는 흰 옷 입은 사람들을 벌금 30원에 처했다.

1935년 12월에는 흰 옷을 입었다고 먹물을 뿌린 후 구타당한 조선인 최규벽씨의 사례가 동아일보에 실려 있다. 심지어 최규벽씨가 상 중이라 흰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전 요원들이 달려들어 검정 칠을 하고 때렸다고 알려졌다. '각시탈'에서 묘사한 것처럼 실제 흰 옷에 대한 탄압은 민족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행해졌던 것.

이 때 이강토는 각시탈로 변신, 일본 형사들을 모조리 제압했다. 통쾌한 복수극에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환호했다. 시청자들도 '각시탈'의 기획 의도와 걸맞는 장면들에 박수를 보냈다. 이처럼 '각시탈' 항일정신이 부각되는 시점이면 온라인 반응은 합격점이다. 하지만 일본인에 대한 정당성이 부여될 때는 여지 없이 혹평이 쏟아진다. '각시탈' 항일정신이 제대로 드러나길 바라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KBS 2TV ‘각시탈’

김미겸 miky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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