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들, 미국인보다 중국인을 더 싫어해"
조선닷컴 | 2012/06/26 11:20
2006년부터 2년 반가량 평양에 머물렀던 존 에버라드 전 영국대사는 "북한 사람들은 심지어 미국보다도 중국을 싫어한다"고 밝혔다.
에버라드 전 대사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시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 사람들의 '중국 혐오증'을 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체제 유지에 필요한 막대한 물적 지원을 받는 북한 주민들이 중국인을 싫어하는 것은 지원을 제공해주는 중국인들이 오만하고 건방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북한의 한 마사지 봉사원은 러시아 사람도 독일인도 다 마사지했었지만, 중국인은 '냄새가 난다'고 정색을 하며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에버라드 전 대사가 쓴 북한 체험기 '아름다운 것만을…(Only Beautiful, Please)'의 발간을 계기로 이뤄졌다.
간담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미 스탠퍼드대학 아태문제 연구소 한국학 부소장도 중국의 경제적 지원이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2년 10월 국무부 한국과장 시절 제임스 켈리 특사를 수행해 방북했을 당시 만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한국전쟁 당시 중국의 지원을 애써 축소해 발언했다"고 회고했다.
에버라드 전 대사는 "북한 곳곳에 `미 제국주의'에 대한 적대적인 선전문구들이 즐비하지만, 일반인들의 미국에 대한 정서는 그렇게 적대적이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미국이 실제 북한을 공격해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버라드 전 대사는 이날 많은 사진 자료와 함께 ▲북한에서의 생활 ▲북한에서의 외국인 ▲북한 정권의 속성 ▲북한에 대한 접근 등을 주제로 자신이 겪은 북한 체험기를 소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인부들의 모습은 북한의 변화가 시대를 거스를 수 없음을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