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로그인
컨텐츠

등록 : 2012.06.26 18:17 수정 : 2012.06.26 21:43

재일 사진가 안세홍씨의 위안부 할머니 사진 전시회가 열린 26일, 도쿄 신주쿠 니콘살롱 전시장 입구에서 경비 직원들이 방문객을 금속탐지기로 검색하고 있다. 오른쪽 끝에 안씨가 보인다. 재일사진가 장준희씨 제공 rightjunhee@gmail.com

안세홍씨 도쿄 전시회 ‘상처투성이’

재일 사진작가 안세홍(40)씨의 ‘겹겹-중국에 남겨진 옛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사진 전시회가 26일 도쿄 신주쿠 니콘살롱에서 우여곡절 끝에 개막했다. 그러나 사진전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장’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엔 상처투성이였다. 니콘살롱 쪽의 경비 강화로 관람객은 소지품 검사를 받고 전시장에 입장해야 했고, 전시회가 열리는 건물 앞에서는 일본 우익들이 시위를 벌였다. 6월26일부터 7월9일까지 열기로 했던 이번 사진전은 니콘살롱이 지난 5월22일 갑작스레 안씨 쪽에 취소를 통보해, 한때 무산되는 듯했다. 그러나 안씨가 이에 불복해 ‘예정대로 전시장을 사용하게 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도쿄지방법원이 받아들임으로써 예정대로 이날 열렸다. 도쿄에서 한국 작가의 위안부 할머니 사진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사진전 제목의 ‘겹겹’은 할머니들의 주름과 마음 속에 쌓인 한을 상징한 표현이다.

재일사진가 안세홍씨의 위안부 할머니 사진전이 26일 도쿄 신주쿠 엘타워의 니콘살롱에서 우여곡절 끝에 개막했다. 전시장 부근에서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이 한국의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사진에 모욕적인 글을 써놓고 사진전의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8면 재일사진가 장준희씨 제공 rightjunhee@gmail.com
하지만 애초 공모를 거쳐 안씨에게 전시장을 제공했던 니콘살롱은 전혀 협조적이지 않았다. 니콘살롱은 전시회를 마지못해 받아들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작가 및 사진 소개를 전혀 올리지 않고, ‘가사용을 하게 한 것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안내문만 올렸다. 니콘살롱은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전시장에 경비인력을 대거 배치하고 관람객의 소지품까지 검사하게 했다. 전시장 안에서 사진을 찍거나 작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금하고, 팜플렛 판매도 못하게 했다. 한 일본인 관람객은 “마음이 불편해 오래 못있겠다”고 발걸음을 돌렸다.

우익 인사들로 추정되는 10여명의 남녀 일본인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시회가 열린 신주쿠 도쿄에루타워 앞에서 펼침막과 손팻말, 일장기 등을 들고 확성기를 이용해 구호와 연설을 하는 등 2시간 가량 전시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옛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연행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움직인 매춘부”라고 억지를 폈다. 안씨는 “어떤 생각을 가졌든, 많은 분들이 사진을 봐줬으면 좋겠다”며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끝까지 전시회가 잘 치러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근혜 주춤하고…안철수 다시 뜨고
MBC 파업 해결 ‘시민들의 무한도전’ 시작됐다
‘품질 경영’ 내세웠는데…현대차, 미 초기품질 순위 3년째 내리막
“15시간 따당 뛰어봐야 남는건 쥐꼬리”
호날두는 포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