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할머니에 왜 사죄안하냐?” 홀로코스트 생존할머니 日공사 질타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16일 일본의 UN대표부 방문행사에 한국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동행한 에델 카츠 할머니(92)는 구순을 넘긴 고령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정정한 모습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에 따르면 지난 12일 뉴욕홀로코스트센터 행사에서 처음 한국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난 카츠 할머니는 일본대표부에 서명지를 전달하는 행사에 동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 이날 전격적으로 합류하게 됐다.
덕분에 전달식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위안부 피해자들이 전쟁범죄의 희생양이라는 공감대 속에 처음으로 한인사회와 유대인커뮤니티가 공조한 의미있는 출발점이 되었다. 유대인 커뮤니티가 적극적으로 위안부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일본은 국제적으로 더욱 난처한 지경에 처하게 됐다.
김동석 유권자센터 이사는 “위안부 이슈를 한사코 회피하는 일본이 미국을 움직이는 유대인커뮤니티라는 예상치못한 세력에 당황하고 있다. 앞으로 고삐를 늦추지 않고 유대인커뮤니티와 더욱 긴밀하게 공조해 일본을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대표부측이 일행을 건물 안으로 들어오게 한 것도 카츠 할머니의 존재감이 상당부분 작용한게 사실이다. 카츠 할머니는 단지 동행한 것에 그치지 않고 일본을 나무라는 등 적극적인 의견 표명을 서슴지 않아 현장에 있던 한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카츠 할머니는 UN플라자 2층 일본대표부 사무실 앞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강력한 항의에도 앵무새와도 같은 답변으로 입장 표명을 회피하는 기무라 공사를 붙잡고 “내가 말 좀 하겠다. 당신은 홀로코스트가 역사적인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기무라 공사가 “그렇다”고 하자 카츠할머니는 “그렇다면 왜 이 일본군 위안부를 인정하지 못하느냐”고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카츠 할머니는 “나는 전쟁 중에 비극을 당한 사람들을 위해 나온 것이다. 당신들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수준으로 내려가면 안된다.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이성을 잃었고 많이 모자란 사람들이다. 일본은 빨리 일본군 위안부를 인정하고 사죄를 해야 한다”고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나무랐다.
에델 카츠 할머니는 2차대전 당시 폴란드에 살고 있었다.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고 아유슈비츠에서 대학살을 자행할 때 할머니는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지만 아버지와 두 오빠 여동생은 체포돼 살해되고 말았다.
당시 숲 속에서 변변한 옷과 식량도 없이 할머니는 혹독한 겨울 추위와 싸우며 한 달을 숨어 지냈다. 거의 아사 직전의 상황에서 전쟁은 끝이 났고 인근 주민에 의해 구조될 수 있었다.
전달식을 마치고 너무나 감사하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말에 카츠 할머니는 “홀로코스트라는 끔찍한 아픔을 겪었기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알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고 느낀대로 했을 뿐”이라고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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